Feeding the fish
다이빙 중에 고래상어나 만타레이 같은 대물어류나 색다른 것을 보면
다이버들은 바닷속에서 물 위로 머리가 나오자마자 호흡기를 빼고 흥분해서 묻는다.
“봤어? 봤어? 고래상어 봤어”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사정이 좀 다르다.
아침인사가 “봤어? 일 봤어?‘이다.
리조트 식당에 수강사가 나타나면 누구나 어김없이 묻는 말이다.
“봤어? 오늘 일 봤어?”하고 묻는다.
여지없이 좌우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답이 돌아오고, 그러고 보니 얼굴은 누렇게 떠 보인다.
일주일치 덩을 장착하고 다니는 기분이 어떨지
보는 사람들도 속이 불편해진다.
수강사 본인은 거칠게 살아왔다고 주장하는데, 은근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신경줄을 가지고 있어 해외에서는 절대로 일을 보지 못한다.
일주일간의 다이빙 투어를 갈 때마다 내내 한 번도 일을 못 보고 돌아온 것이 벌써 3년째다.
속으로는 ‘에라이 똥도 못 싸는 놈’하고 욕하면서 누렇게 뜬 얼굴을 보면 측은지심이 솟는다.
그러니 수강사만 봐도 똥이 떠오른다.
장소 바뀌었다고 똥도 못 싸다니.....
수강사의 뱃속에 담긴 똥은 애국 똥임이 분명하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절대 남의 나라 땅은 밟지 못한다.
이 애국똥은 남의 나라 땅을 절대 밟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조국의 품에 안겨야만 나오겠다고 고집한다.
조국에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버티다 버티다 조국 땅을 밟고 나서야 광명천지로 나오며 아마 뒷구멍을 찢어놓았을 것이다.
애국심에 불타던 똥이 가슴이 타고 타버려 단단하게 굳어버렸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의 목숨을 건 독립투사들의 불타는 애국심처럼 수강사 뱃속의 똥도 애끓는 애국심으로 수강사의 뱃속을 지킨다.
조국에 돌아가는 그날까지 목숨을 건다.
에라이~ 똥도 못 싸는 놈.
애국심 넘치는 똥을 간직한 놈,
물론 속으로 하는 말이다.
수강사의 똥이 조국땅을 밟을 때, 아마 태극기라도 흔들며 나올 것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일이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한다.
하지만 잘 먹는데 못 싼다면 당사자에겐 정말 심각한 재난이다.
반면 바닷속에서 설사가 마렵다면 어떨까?
작은 일이야 슈트 속에서 어찌해 볼 수 있다지만, 다이빙 중에 배가 아프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아가다이버로 바닷속을 휘젓고 다니며 그런 상황에 봉착했다는 상상을 할 때마다 뒷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아서 나는 투어 가기 전 일주일은 장관리를 철저히 한다.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고, 유산균과 효소를 먹으며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한다는 얘기다.
다이빙하는 동안에는 좋아하는 맥주도 사절이다.
왜냐하면 첫 다이빙에서 너무 극적인 바닷속 배변의 전설을 시전 하는 베테랑 선배 다이버들의 이야기를 들어서이다.
30년 가까이 필리핀에서 살고 계신 선배 다이버의 전설 같은 바닷속 배변 이야기
첫 번째는 바닷속에서 배가 너무 아파서 일을 봐야겠는데 조류가 있을 때 어떻게 하냐면 항아리산호를 잡고 슈트를 내리고 일을 보면 변이 그 안으로 떨어져 내 변에 내가 얻어맞는 불상사를 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항아리산호를 요강으로 쓴다는 말이다.
나는 흰자위가 70%가 되어 작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서 물었다.
“정말 그런 적 있어요?”
있는지 없는지 상상에 맡긴다고 한다.
그러니 정신이 더 혼미해질밖에......
처음 다이빙을 하면서 항아리산호가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달려가서 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곤 했는데 이제는 항아리 산호를 볼 때마다 그 얘기가 떠올라서 달려가서 안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아직도 ‘그 말이 실화일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닌다.
그리고 오랜 경력의 다이버를 만나면 그런 경험이 있는지 묻곤 하는데 빙그레 웃어버리고 만다.
그러니 더 궁금할밖에~~
두 번째 이야기는 항아리산호가 없으면 조류를 마주 보고 앉아서 슈트를 내리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면서 변이 조류를 따라 떠내려가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나는 또 눈이 휘둥그레져서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어떡해요?”
그건 사람들을 앞에 보내고 뒤에서 하면 된단다.
아놔 정말~
안전을 위해 다이빙은 항상 버디와 짝을 지어 움직이고,
팀원 이탈은 절대금기 사항인데
‘나 똥마려 우니 먼저 가’라는 수화(水話)를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면 더 혼미해진다.
세번째가 정말 극적이다. 조류도 없고 항아리 산호도 없다면 일단 물고기가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서 그곳에서 시원하게 배변을 하면서 앞으로 이동하면 물고기가 떼로 달려들어 그것을 먹어치운다는 것이다.
초보다이버들이 환장하는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피딩(Feeding the fish)을 똥으로 한다는 얘기에 기겁을 했다.
물고기가 내 엉덩이를 콕콕 입질하는 것 같은 느낌에 엉덩이가 움찔움찔했다.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니 그런 일을 현실에서 직면하지 않으려면 장관리를 잘해야 한다.
아~
해외변비증이 극심한 수강사 얘기하다 왜 얘기가 딴 곳으로 흘렀나 모르겠다.
매슬로우가 말하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생리적 욕구(숨쉬기, 먹기, 마시기, 잠자기, 배변, 체온 유지)이다.
그게 안 되는 수강사의 배변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바닷속에서는 수압 때문에 몸이 조여서 장운동이 활발해지니 있던 변비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예민한 심리적인 요인으로 추정되니 몸과 마음의 협응이 잘되어야 ‘즐따(즐거운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세상에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몸이 따라줄 때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인생 다 타이밍이다.
나만 바닷아래에서 지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주일치 덩을 배에 장착하고 유영하고 있는 수강사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