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만 흘리긴 아까워서 문장도 흘린다.
해야 할 일을 하듯, 한 번씩 무너진다. 오늘은 아버지의 생일. 언니네 식구까지 다 모여, 강아지 같은 조카들이 아빠의 케이크 촛불을 함께 축하하고 껐다. 그 와중에 아버지의 표정이 슬프다. 가정용 호흡기를 끼고 누워있는 엄마를 뒤로 하고, 자식들이 애써 불 붙인 케이크를 앞에 두고 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려니, 그 불을 기뻐하며 끄려니. 아빠가 너무 불쌍하다. 이제야 우리 가족이 풍요를 조금은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 우리 아빠는 쓰라린 눈물을 삼키고 68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골프를 배우고 싶어 하셨는데, 팔이 빠지실까 봐, 수술한 허리가 무리할까 봐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랜다. 아버지가 삶을 조금은 쉽고 편안하게 누리는 장면을 생각해 봤다. 낯설다. 그래서 가슴이 뻑뻑하고 쓰라리다.
누구에게나 슬픈 이야기가, 가슴의 또렷한 정서에 시간을 내어 줄 자리가 없을 만큼 바쁜 와중에도 왈칵 슬퍼할 이야기가 있을까. 그렇다고 해주길 바란다. 위로가 된다.
와르르
무너질 만큼
슬픈 이야기가, 나도 있다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눈물이 너무나 가까이에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