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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란 Jan 16. 2021

어떤 이방인 /

길을 아주 오래 걸었다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들르는 동안

한 곳의 정처도 갖지 않았다


가끔 부르는 말소리에는

갈 길이 멀다고

못 들은 체였고,

머물고 싶었던 어느 풍경은

도저히 내가 서 있을 곳이 못돼보였다.


그렇게 여남은 세월

가슴속에는 한줄기 풍광이 스민다.


어디로 향해가고 있는지

그 목적지는 분명해졌으나

그곳에 가고 싶었던 마음이

기대로 가득 찼던 그 순간이

다 타버린 재처럼

수레바퀴 자국을 확인하는 일처럼

몹시도 고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아무도 모르게

스러져가는 것이

필시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황량한 여행길은

어찌 보면 있어야 할 곳을 찾고 있는

생채기 가득한 어린아이의 길이었고,

또 어찌 보면 정처 없이 떠도는 나그네의 길이었으며,

또 어찌 보면 떠밀리듯 떠나왔지만

종착지가 분명할 가시밭 길이었다.


언제나 선택의 내용은 단순하다

가느냐, 멈추느냐..

아직 그 결정을 이야기해 줄 때는 못된다고 생각한다


나에게서 듣지 못한 수많은 말들이

당신의 행동들을 예정했던 것처럼

여전히...

당신도 나도,

계속 주욱

모르는 편이

종착지로 향할 마지막 단서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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