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하지만 지속 가능한 파트너
대학 모금 활동에서 고액 기부자는 단순한 자산가 이상의 존재다. 그들은 자신이 이룩한 부를 단순히 소유의 의미로 여기지 않는다.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기반이 사회 시스템 덕분이라고 믿으며, 이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대학은 이들을 효과적으로 만나고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고액 기부자는 언제나 깐깐하다. 이는 그들이 사업적 성공과 사회적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은 기부를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기부 대상이 되는 프로젝트의 목표, 예산, 예상되는 사회적 효과, 시작과 종료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을 꼼꼼히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대학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모금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제안으로는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 설득력 있는 프로젝트와 철저한 준비는 고액 기부자를 검토 단계로 끌어들이는 첫걸음이다.
고액 기부자의 관심이 대학의 특정 사업으로 이어질 경우, 이는 한 번의 기부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공적인 첫 기부는 재기부와 계획기부로 연결될 가능성을 열어준다. 따라서 모금 담당자는 기부금이 들어온 순간,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유, 현재의 과제와 고민에 대한 논의, 그리고 기부자가 조언을 제공하거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그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 기부는 단지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대학과 기부자 간의 공동의 여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흔히 고액 기부자들은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커피 한 잔을 나눌 정도로 절약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런 기부자들에게 과한 예우는 오히려 불필요하다. 대신 감사의 표현과 지속적인 소통, 그리고 정기적인 프로젝트 보고서가 그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고액 기부자들은 사회적 책임감으로 기부하지만, 동시에 세제 혜택이나 비즈니스적 이점을 고려하기도 한다. 따라서 대학은 기부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세제 혜택, 이미지 제고 효과,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 활용 가능한 마케팅 포인트를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이 고액 기부자를 유치하고, 그들과 지속 가능한 관계를 구축하려면 먼저 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개별 잠재 기부자의 성향과 관심사를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소통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액 기부자는 대학의 중요한 파트너다. 그들과의 협력을 통해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기여를 실현할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은 단순한 모금 활동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는 곧 대학의 미래를 여는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