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일도 직접 해야 비로서 내 것이 된다
최근에 산 잠옷이 너무 길다. 입을 때마다 접어 입고 있는데, 이게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접은 부분이 자꾸 풀려서 다시 바지를 접어야 할 때가 많다. 그러다 발로 밟고 넘어질까 봐 조심해야 한다. 키가 크지 않은 편이라 바지를 살 때마다 세탁소에서 길이를 줄이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번에는 바늘과 실을 직접 사서 내가 해볼 생각이다.
2024년을 보내며 하나 배운 게 있다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내가 직접 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는 점이다. 힘든 시기를 견디며 얻은 깨달음 중 하나다. 어려운 일들을 지나오면서, 결국 내 손으로 해내야만 온전히 습득하고 내 것이 된다는 걸 알게 됐다.
바느질은 중학교 때 배웠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한참 하지 않았던 일이라 여전히 내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내 잠옷 바지도 내가 줄이고, 안고 자는 쿠션에서 솜이 빠져나오면 그것도 내가 메꿀 생각이다.
21살부터 일을 시작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40살이 되고 보니 결국 다 내가 해야 하고, 남의 도움이 아니라 내 손으로 해야만 진짜 내 것이 된다는 걸 깨닫는다. 이 생각은 조금 쓸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담담하다. 삶이란 결국 그런 것이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