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아닌, 지금의 행복을 찾는 여유
20대에는 매년 해외로 떠나야만 했다. 예매한 항공편만이 버팀목처럼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업무, 끊임없는 혼란, 그리고 나로 인해 무언가 무너질 것만 같은 압박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1주일의 해외여행을 기다리며 350일을 버텼던 것 같다.
그러던 중 5년을 채우고 1개월의 유급 휴가를 받았다. 평소보다 길어진 휴식 속에서 여유를 찾았고, 긴 여행도 떠났다. 여행의 마지막 날 밤, 문득 깨달았다. “여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일상의 즐거움과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돌아와 6개월을 더 일하고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새로운 조직에서 다시 시작했다.
짧은 기대감이 아니라 매일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걸 그때 알았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방법,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중심이라는 걸 느꼈다.
지금도 일이 버겁고 부담스럽지만, 전보다 여유를 찾았다. 모든 걸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렇게 힘을 빼고 나니 긴장이 덜해졌고, 정말 중요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365일 중 단 며칠을 위해 버티는 삶이 아니다. 하루를 즐기고,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하루를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다. 그것이 지금 40대의 여유다. 그리고 다가올 50대가 기대된다. 아마도 그 여유로움은 더 커질 것이고, 삶은 지금보다 더 단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