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더 크고 넓게 바라보기
예전에는 내가 하는 일이 중요했고, 내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여기서 성공할 수 있을까, 다음 커리어에 도움이 될까, 그런 것들이 늘 머릿속을 채웠다. 승진하고, 네트워크를 쌓고, 더 나은 기회를 찾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생각이 많이 사라졌다. 비 오는 날, 지하에서 간단히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좋고, 뻐근한 오후에 혼자라도 허리를 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는 게 좋다. 책을 빌리지 않더라도 도서관에 가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끼는 것도 좋다.
이제는 복잡한 관계보다 이런 공간이 주는 넉넉함이 더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작은 차보다 큰 차를 선호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자기만의 공간이 크다는 것이 주는 안정감과 여유로움, 그런 게 점점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집도 넓고, 식탁도 크고, 쇼파도 편안한 걸 찾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머무는 공간이 넉넉하고 여유롭기를 바라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작은 것에 얽매이지 않고, 더 넓게 보고, 더 크게 생각하고 싶다. 긴 인생, 사소한 것들에 매이지 않고 큰 흐름 속에서 좋은 것은 그냥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