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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그렇게 균열로 시작된다

가장 단단해 보이던 벽에도 노란 꽃은 피어난다

by 쏭저르

한남동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풍경.

회색 벽돌 틈마다 개나리가 스며들듯 피어 있었다.

한때는 견고해 보였던 벽.

그 위에 봄은 아무렇지 않게 균열을 내고 있었다.


겨울은 오래도록 지속되었고,

모두가 이 길이 계속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모든 계절엔 끝이 있다.

변화는 늘 조용하고, 때로는 갑작스럽다.

그리하여 마침내, 4월 4일 오전 11시 22분.

계절은 방향을 바꾸었다.


노란 꽃은 늘 먼저 피어난다.

침묵이 흐르던 자리마다,

이제는 봄의 색이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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