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며 살아가는 일에 대하여
이동진 평론가의 짧은 인터뷰에서 들었던 말이 마음에 남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바다처럼 갑자기 요동치다가도 맑아지고, 금세 비가 쏟아지기도 하는 변화무쌍한 흐름 속에서, 그 모든 걸 팔짱 끼고 “원래 계절이라는 건 이런 거지”라고 관조하는 자세는 아니라는 말이었다.
그건 마치 전망대에서 유리창 너머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태도다. 멀찍이 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파도의 실체를 겪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 그는 그런 게 어른의 자세는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어른은 방파제 같은 존재라고 했다. 거센 파도에 끊임없이 부딪히고, 온몸이 젖고, 때로는 휘청거리면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것. 알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견뎌내며 살아가는 것.
그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아직도 나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싶기도 했고, 어쩌면 이제는 조금씩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른이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고, 마흔이 되면 이제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를 간신히 살아내는 것이 전부이고, 내일은 여전히 짐작할 수 없는 곳에 있다.
오늘 파도가 거셌다 해도, 밤이 되어 침대에 누워 돌아보면 생각보다 심한 파도는 아니었을 때도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를 넘긴다.
예전에 크루즈를 탔을 때 하루는 큰 파도에 멀미로 고생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다음 날은 잔잔한 바다 위 갑판에 서서 지평선을 바라보며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다.
삶도 그렇다. 우리는 각자의 항해를 하고 있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그저, 방파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