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 속 작은 변화를 지나
안경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쯤 된 것 같다. 그 전에는 운전할 때나 강의를 들을 때, 필요할 때만 간헐적으로 썼다. 서른이 되면서부터는 평소에도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 샀던 안경테를 아직도 쓰고 있다. 익숙함 때문일까, 쉽게 바꾸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을 것이다. 중간에 몇 번 다른 안경테로 바꿔보려 했지만 결국 다시 처음 걸로 돌아왔다.
어제는 갑자기 안경알을 바꾸고 싶어졌다. 미세하게 흐릿한 잔기스들이 눈에 거슬렸고, 세상을 또렷하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경점에 가서 안경알을 갈면서 지금 쓰는 안경테가 아직도 나오는지 물었다. 직원은 이제 판매는 하지 않고 본사에 소량의 재고만 남아 있을 거라고 했다.
매장에 전시된 다른 안경도 써보고 선글라스도 몇 개 껴봤다. 마음에 드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편하고 잘 보이면 그걸로 충분하지’라는 생각으로 안경알만 바꾸고 나왔다.
그러고 나서야 아주 또렷한 세상을 다시 마주하게 됐다. 오늘 퇴근길, 하늘이 맑고 구름이 참 예뻤다. 이제야 제대로 된 여름을 눈으로 맞이하는 기분이다. 초록은 초록대로, 하늘은 파랑과 연파랑이 어우러져 산뜻했다. 내 기분도 언젠가 그렇게 맑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