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일, 더위의 끝에서

지치는 날의 열기와 마음을 조용히 식히는 방법

by 쏭저르

열기가 얼굴에 고인다. 이마에는 땀이 맺히고, 볼에는 끈적한 기운이 남는다. 지하철에 타도 시원하다는 느낌은 없다. 에어컨 바람은 몸 깊숙이 닿지 않는다. 단순히 더운 게 아니라, 기운이 빠진다. 그래서 더운 것 같다.


텀블러에 얼음을 가득 넣고, 매실물을 따라 마신다. 갈증은 조금 가시지만 열은 그대로다. 계란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집에 돌아온다. 방의 문을 닫고, 에어컨 두 대를 켜고, 침대에 눕는다. 유튜브를 작게 틀어두고, 눈을 감는다.


오늘은 7월 31일. 문득 이 더위도 이제 절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굴에 와 닿는 이 화끈거림도 곧 지나갈 거라는 예감. 세숫대야에 얼굴을 담고 숨을 내쉬며 식히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렇게 하진 않는다. 그저 눈을 감고, 조용히 버틴다. 그렇게 견디는 일이 어른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열이 이마에서 눈 밑으로, 가슴 아래로 내려간다. 세 시간쯤 눈을 감고 있으니, 이제서야 열기가 조금씩 가신다. 함께 가라앉는 것들이 있다. 속상한 마음, 서운했던 마음도 천천히 침대 밑으로 내려간다. 다시 덤덤해진다. 몸도 마음도, 이제 조금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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