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한 줄이 불러온 따뜻한 기억
오랜만에 빵집에 들렀다. 저녁이면 늘 동나 있던 바게트가 눈에 띄었다. 반가운 마음에 한 줄을 집어 들었다. 잘라달라고 부탁하니, 주인은 기계로 금세 썰어 봉투에 담아주었다.
집에 돌아와 냉동실의 버터와 마늘을 꺼냈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해동하고 꿀을 섞었다. 바게트에 골고루 발라 쟁반에 올리고 파슬리 가루를 솔솔 뿌렸다. 5개를 바로 오븐에 데웠다. 오늘만 벌써 커피를 두 잔 마셨지만, 마늘빵과 함께할 한 잔을 더 내렸다. 바삭한 식감과 마늘 버터 향이 퍼지는 빵을 한입 베어 물고 커피를 들이키니 피로가 스르르 풀렸다.
어릴 적 어머니가 잠시 피자 가게에서 일하신 적이 있다. 가끔 피자를 가져오셨지만, 마늘빵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주셨다. 오븐이 없던 시절, 달군 프라이팬에 구워 간식으로 내어주셨다. 마늘빵은 그렇게 엄마의 손맛과 함께 기억 속에 남았다.
이렇게 간단히, 엄마가 해주던 레시피대로 마늘빵을 만들어 먹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버터와 마늘 향이 부엌 가득 퍼지고, 오븐 속에서 빵이 구워지는 소리가 작게 들린다. 그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내리고 있으면, 하루의 피곤이 눈 녹듯 사라진다.
선선한 바람이 창가로 스며드는 계절, 냉동실에 차곡차곡 쌓아둔 마늘빵을 꺼내 구워 먹으며 지낼 생각이다. 가을 바람 속에 바게트와 커피 향이 어우러지고, 마음은 고요하게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