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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Peace Oct 07. 2020

2-1. 인도의 첫날

1월 11일, 금요일, 델리, 맑음

어제 너무 피곤해서 더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현재 인도의 날씨는 생각보다 싸늘하다. 밤에는 약간 춥다. 더운물 없이는 샤워는 절대 못한다. 어제 잠을 자기위해 준비하는 중에 한기를 느꼈다. 그래서 벗어두었던 옷을 다시 다 줏어 입고 잠을 청했다.


오늘 아침 6시반에 저절로 깼다. 밤에 자는데 모기가 있었다. 이렇게 추운데 모기가 있을 줄은 몰랐다. 두번, 세번정도 모깃소리에 (앵~앵, 모깃소리는 우리나라랑 똑같다) 잠에서 깼다. 그리고 어깨가 추워서 한번 깼다. 여기 인도 이불은 작다. 우리 하숙집만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하여간에 발끝에서 머리까지 가기에는 짧고, 옆으로도 팔을 한쪽이라도 펴면 짧아서 팔이 나온다.

그리고, 시차적응이 안되어서 아침에 더 잘 수가 없었다. 

여기 6시반이면 서울에는 이미 10시이니깐 이미 나의 신체시계는 이미 낮인것이다.

오늘 내일 지나면 적응이 되리라 믿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참 재미있다. 아저씨는 5시반에 일어나서 한시간 동안 옥상에서 운동을 하고있으며, 근데, 운동이라고 하는게 흔히 생각하는 달리기는 안하고, 아령, 역기 뭐 그런거만 한다. 어깨를 만져 보니, 완전히 쇠다. 무지 딴딴하다. 하기야 저 운동을 몇십년을 했는데, 그럴만도 하지.. 아줌마는 감기에 걸렸다. 아퍼서 누워있다. 그리고, 아들은 아직도 자고 있구. 아들도 7시쯤에 일어났다. 학교는 오후에 항상 시작한다고 한다. 학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여학생은 오전에 수업을 하고 남학생을 오후에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오전에는 개인교습을 하기도 하는데, 주로 논다. 

근데 문제는 이집의 아침 식사시간은 9시30분이다. 오 마이 갓, 도대체 아침 6시에 일어나서 9시30분까지 뭘하지? 그래서 뭘하냐고 아저씨한테 물어봤다. 아저씨 왈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차도 마시고, 신문도 보고, 이것저것 개인,가족을 위해 보낸다.” 하~ 이런, 이게 인도인의 대부분의 생활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맨날 지각할 수 밖에 없지.

(전에 지사에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은 아침시간 개념이 없어서 맨날 지각하는게 일쑤고, 왜 지각했냐고 물으면, 항상 말도 안 되는 핑계만 늘여놓는다고 들었었다.)

하여간에 인도인처럼 살기로 작정을 하고 왔으니, 나도 여기에 머무르는 동안에는 맞추어야 겠지.. 근데, 정말 아침 3시간동안에 뭘하지? 


이번 주에 머무르면서 아침시간에 뭘 할지 결정해야 겠다.

아침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라면이야기가 나왔다. 저게 뭐야? 이거 라면…. 이렇게…

그래서 내가 9시에 2개를 끓여 보여주었다. 아줌마는 아퍼서 누워있고, 아저씨는 두숫가락먹고 안먹고, 아들놈은 좀 잘 먹는다. 내가 거의 하나 이상을 먹어버려서 배가 불러졌다.

그래서 난 아침을 걸르고, 외출하게 되었다. 그래서 인도의 첫번째 아침은 라면이 되었다.

저녁 6시에 아들놈하고 시장구경가기로 약속했다. 시장에서 샴푸, 혁대, 쓰래빠, 등 필수품 몇가지를 사야 된다. 또 따뜻한 옷도 하나 필요할 꺼 같다.


제일 먼저 사무실방문하여 담당 과장님을 만났다. 60루피에 릭샤로 갔으며, 거기서 인사드리고 향후 일정에 대하여 간단히 상의드리고, 9월에 OJT에 뵙기로 했다. 그리고 본사 담당자에게도 여권에 있는 비자,입국인 찍힌거 FAX넣었다.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말과 함께 헤어졌다. 많이 바뻐 보였다. 60루피주고 사우스익스텐션으로 이동했다. 영어학원등록을 위해 갔으나, 우선 영국문화원등록을 먼저 하고 남는 시간을 쪼깨야 할 것 같아서 바로 다시 영국문화원으로 이동하였다(50루피). 영국문화원의 강의는 원래 금주에 시작예정이었으나, 다음주로 연기 되었으며, 금주까지 학생을 받고 있었다. 몇몇 CLASS는 이미 정원이 찬 것같다. 근데, 레벨테스트 후에 나는 중급 비즈니스 COMMUNICATION 스킬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수업료는 5,800루피이다. 무진장 비싸다. 근데, 레벨테스트비 200루피를 따로 받았는데, 영수증을 안준다. 달라고 해도 원래 없는거라서 안된다고 한다. 여기서 드디어 경비가 처음으로 빵꾸가 났다. 200루피를 어떻게 받아내지? 방법을 찾아보자. 음. 다음주 수업시간에 강사에게 간이영수증이라도 만들어 달라고 졸라야 겠다.

수업은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각각 두시간씩 이다.

영국문화원일을 마치고, 힌디산스탄 일을 보고 하숙집까지 돌아갔다.


Aurobindo ASHIRAM에서 하숙집까지 지도상에서 보니깐 약 2km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거 같아서 한번 집 위치 좀 확실히 하는 셈 치고 걸어가는 걸 시도 했다. 

걷다보니 정말 재미있는 세상이 또 펼쳐진다. 먼저 빈민굴 같은 게 있으며, 거길 지나니깐, 낡은 사원이 하나 있다. 버려진 사원 같으나, 그 크기는 엄청나다. 붉은 색 벽으로 되어 있으며, 집채만한 돔이 3~4개 보이고, 외부는 성처럼 둘러싸여져 있는데,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이다. 그리고, 성채 벽을 이용해서 빈민들이 집을 지어 살고 있으며, 소들이 놀고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원이나, 관리는 하지 않는게 이상했으나, 이들을 좀 더 보니,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느낌은 아직 약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나중에 인도생활을 더 하고나서 기술하도록 하겠다.

사진을 마구마구 찍고 싶었으나, 무서워서 못 찍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지도를 보고 나침반을 보고 대충 어림짐작으로 왔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집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GPS라도 있었으면.. 좋겠네. 하여간에 길을 잃고, 약 한시간을 헤매다가 결국 집을 찾았다. 약 한시간… 다리도 엄청 아프고, 발가락이 따갑다. 물집이 생겼나? 하고 얼렁 신발과 양말을 벗어 보았지만, 다행히 물집은 안생겼다. 내일 시간나면 집주인 아들하고 같이 한번 걸어가보자고 해야 겠다. 문제는 나 혼자 우리집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여간에 비록 고생은 했지만, 인도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저녁에 7시쯤에 아들놈하고 시장에 갔다

필수품 몇가지를 사야 됐고, 시장구경도 하고 싶었으며 아늘놈 하고 친해지면 좋을 거 같아서 같이 가기로 했다. 이 놈,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다고 하면서 말을 진짜 안한다. 배우기는 하는데, 막상 써먹기가 어렵나보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인 만나면 아무말 못하는 것 마냥. 아무말 안하다가, 가끔씩 하는 말 들어보면 공부는 좀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신경아쓰는 거를 잘 잡아낸다. 예를들어, 과자가 먹고 싶어서 무슨 포테이토칩같은걸 10원주고 샀는데, 난 그냥 무심코 과자니깐 “cookie”라고 말했더니, 아니라고 강력하게 말하면서 “chip”이라고 수정을 시킨다. 또, 바지를 한벌 샀는데, 우리나라 식의 츄리닝 같은 거다. 그래서 “indoor suit”라고 어렵게 말했더니, 그냥 간단하게 이건 “파자마”라고 한다. 오잉? 왠 파자마, 이건 우리나라 아줌마들이 입는건데, 그래서 아까 집에 돌아와서 사전을 또 찾아 보았다.

 Pajama : (인도R페르시아 등의 회교도가 입는, 보통 견 또는 면의) 헐렁한 바지.[힌디어에서. 원래 페르시아어 p?j?a (p? 다리 + j?a 옷 =바지)]

오호~ 그렇구나, 이게 파자마구나, 파자마의 어원은 일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고, 인도다.(당시에는 몰랐다)

그건 그거고, 거기서 파자마랑, 쉐터, 쓰레빠, 샴푸, 혁대를 샀다. 가격은 비교적 싸다. 

파자마:150, 쉐터:350, 쓰레빠:250, 샴푸:140, 혁대:150  오다가 바나나 한 개도 사먹었다.


집에 돌아와서 쓰레빠가 안맞아서 다시 아저씨랑 바꾸러 나갔다. 일단 바꾸고 나서 아저씨랑 몇군데 들러서 내자랑을 좀 하는 것 같았다. 이 동네에서는 외국인이랑 친구하면 무척이나 영광인거 같다. 한국에서 온 친구인데, 브러더다. 라면서 친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가게에 가서 자랑을 하더라. 나는 하룻밤만에 그 동네에서 아저시의 브라더가 되었다. 

하여간에 자랑 다 끝나고, 치즈 사고, 길거리에서 파는 워터볼이라는 과자를 사먹었다. Water ball, 이건 무슨 둥글고 얇게 튀긴 밀가루 튀김에 가운데 감자 삶은걸 조금 넣고 약간 시면서 향료가 섞인 소스를(거의 음료수 같아 보임) 담아 준다. 조그만 접시에 담아주는데, 먹어보니, 그럭저럭 먹을만하다.(빠니뿌리) 그 소스가 너무 시어서 3개 이상 먹으니, 질린다. 하지만 인도인을 계속 잘 먹는다, 아저씨도 4개나 먹었고, 옆에 아이들도 계속 먹는다. 그 물이 맛있나 보다. 홀짝홀짝, 조그만 접시에 있는 것까지 잘 마신다.

이거 3~4개에 5루피정도 한다.


집에 와 보니, 온 가족이 모여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다. 인도인을 텔레비를 보는 것을 무진장 좋아한다. 특히 이집은 텔레비 뒤에 증폭스피커까지 달아놓고 마치 영화관소리처럼 크게 듣는다. 오늘 내가 집에 있는 동안에는 항상 TV는 켜져 있었고, 항상 보는 사람이 있다. 나도 같이 조금 보고 있다가 밥을 같이 먹었다. 

“달”이라고 하는 카레처럼 보이는 노란 것 하고 쌀을 삶은 거하고 섞어서 약간의 샐러드하고, 짜파티 한장으로 저녁을 마쳤다. 근데 주위를 둘러보니, 나만 식사를 마쳤고, 남들은 아직도 식사중이다. 인도사람들은 식사를 오랜시간동안 한다. 최소 1시간이다. 나는 또 멍청하게 30분정도를 텔레비를 보면서 손만 왔다갔다 했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보냈다. 아침은 라면, 점심은 걸렀고, 저녁은 먹는둥 마는둥, 아까 먹은 바나나 2개가 참 맛있었다. 라면 깨먹고 싶다. 근데, 아껴 먹어야지.

저녁만찬이다. 저 노란 받힘대도 나 온다고 새로 장만했다 한다. 

일요일에는 이 집에서 파티를 한다고 한다. 펀잡비언어로 무슨 축제라고 하는데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하여간에 얼굴과 옷에 빨강, 검정 칠을 하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축제라고 한다.그날 같이 꼭 술을 먹어야 한다고 아저씨가 이야기한다.


그리고, 저녁식사가 너무 늦다. 보통 10시가 넘어야 시작해서 11시가 넘어야 끝나다. 저녁을 먹고나면 피곤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생각한건데, 일기는 아침에 써야 겠다. 사실 지금 쓰는것도 아침이다.(저녁인줄 알았지?) 어제 저녁먹을 때, 졸았다. 너무 피곤해서. 나 밥 다먹고, 남들 밥먹는거 기다리다가 눈이 마구마구 감기는걸 어떻게 해. 그건 그렇고, 다시 시제는 오늘 시제로 바꾸겠다.(그래야 날짜 감각이 안 헷갈린다)


그리고 또 놀라운 일, 아까 자기전에 샤워를 할라고 했는데, 물이 안 나온다. 아저씨에게 물어본 결과 물탱크의 물이 다 떨어졌으니, 내일 아침에 샤워를 하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고, 내일 다시 물어보고 적겠다. 하여간에 안씻고 자려니 찝찝하다. 온갖 먼지 다 뒤집어 쓰고, 새로 산 때때옷 입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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