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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Peace Oct 07. 2020

3-1. 생각보다 힘든 인도인 집에서의 생활

1월12일, 토요일, 델리, 맑음(인도의 겨울은 항상 맑다.)

어제 모기향을 켜고 잠을 자서 엇저녁에는 모기의 방해 없이 잘 잤다. 처음으로 아침까지 중간에 깨지 않고 잠을 잤다. 어제 그만큼 피곤했었던 것 같다. 아침에 거의 7시 40분까지 잠을 잤다. 이제 시차 적응이 조금 되는 것 같다.


아침에 아저씨하고 물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물은 수도와 지하수로 되어 있는데, 자기집은 수도라고 한다. 수도물은 잠브르(델리에 있는 수도사업소)라고 곳에서 보내준다고 한다. 4시AM~8시AM 그리고 오후 4시~7시까지 보내준다고 한다. 그래서 집안에는 수도꼭지가 2가지로 구분되어 있어서 하나는 수도사업소에서 보내는 배관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나머지는 옥상 물탱크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물 안 나오는 시간에는 옥상물탱크의 물을 쓴다. 따라서 어제 물이 안 나온 이유는 원래 물이 안 나오는 시간에다가, 옥상물탱크의 물이 이미 다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즉, 저녁에 씻으려면 조금 일찍 들어와서 씻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오늘 아침식사로 무엇이 나올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왜냐면 어제 아침을 라면으로 떼우는 바람에 이집의 아침식사는 오늘이 첨이다. 과연… 짜짠~

짜파티에다가 달을 섞어서 만든 빈대떡2장에 차한잔이다. 이럴수가 이게 아침식사다.

아침 먹기전에 차한잔 벌써 마셨고, 빈대떡에(이름이 뭐라더라? 빠라타?) 버터를 조금 잘라서 올려 놓여져 있다. 빈대떡이 따뜻해서 버터가 금방 녹아버린다. 기름기처럼 빈대떡 위에 퍼지기 시작한다. 맛은 카레빈대떡 같은데, 나쁘지는 안치만, 그렇다고 써억 좋지는 않다.

전형적인 인도인들의 아침식사이다. 

꾸뚭미나르를 갔다가 조금 쉬고, 고땀나가르에 가서, 환전을 하고 집으로 왔다. 오다가 하도 배고파서 집에 오는 길목에서 바나나 7개를 샀다. 8루피, 7개를 다 먹었다. 점심으로… 오늘 점심은 그래서 바나나 7개로 떼웠다. 이러다가 살 빠지는 거 시간 문제이다.


심심하다. 월요일에 빨리 모리(일본인)라도 만났으면 좋겠다. 아니면 빨리 영국문화원에서든지 다른 학원에서든지 사람 좀 사귀어야 겠다. 만날 사람이 없으니깐 자꾸 집 생각나고 가족생각이 난다. 그리고 한국음식도 그리워진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힘들어 진다. 빨리 현지인을 사귀고, 적응을 해야 한다.

오늘 집 근처에 있는 사이버까페를 발견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못가고, 내일 가서 오늘까지의 보고서를 보낼 수 있으면 보내어 겠다. 문제는 속도와 플로피 디스크인데, 가능했으면 좋겠다. 한글도 깔아야 하는데,,, 안되면 또 사무실 가는 수 밖에 없지 뭐.,.


저녁에 아저씨가 라자(개이름: 애완견의 이름인데, 조그마하고 귀엽다.)의 예방접종과 산책을 같이 가자고 해서 나갔다 왔다. 동물병원에 갔는데, 사실 무슨 구멍가게인줄 알았다. 그런데, 할껀 다한다. 뒷방에서 수술을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붕대를 감고 있는 개도 있었고, 각종 개 용품을 같이 팔고 있었다. 개 샴푸, 장난감, 먹이, 등등.

예방주사에 250루피 줬다. 주사 맞는데, 라자가 낑낑대로 소리지르는데, 갑자기 또 고향에 두고온 딸아이 은주생각이 났다. 은주가 병원에서 우는 장면이 갑자기 생각이 나면서 또 우울해 졌다. 

가족이 또 그리워진다. 자꾸 생각할수록 힘들어진다. 빨리 잊어야 한다. 근데, 컴퓨터를 켤 때마다 가족사진이 보이니깐 켤때마다 가족이 그리워진다. 차라리 바탕화면을 바꿔버릴까? 그런데 어떻게 차마 그걸 바꾸나… 

공원에 갔다. 개하고 아저씨하고. 공원 한가운데에 조그마한 동상이 하나 있는데, 물어보니, 인도가 영국식민지 때, 독립운동가 중의 한명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우리나라의 독립운동가에 대하여 조금 설명해 주었다.


집에 와서 힌디어 공부를 2시간정도 했다. 아들놈하고 같이. 

근데 10시가 넘어도 저녁 먹을 생각을 안한다. 그래서 아들놈 한테 물어봤다. 밥 안먹느냐고, 그런데 그 결과 암담하고 환장할 일을 알게 되었다.

내일은 일요일 즉, 휴일이니깐 토요일은 보통 저녁식사를 평소때보다도 더 늦게 11시30분부터 새벽1시까지 먹는단다. 으-악!!! 그리고 일요일은 아침 9시30분까지 잠을 잔단다.

내가 놀래는 모습을 본 아들놈이 주장한다. 보통 인도인은 다 그렇다고…

그래서 저녁먹고 일기쓰고 하는 것을 포기하고, 오늘은 저녁 먹기전에 일기를 쓴다. 현재시간 11시 열씸히 일기를 한시간째 쓰고 있다. 밥먹을 때까지 써야지.


정말 인도식으로 살기가 쉽지가 않구나!!! 이 사람들이랑 3개월정도 살고 나면, 정말 인도인의 생활방식은 제대로 배울 것 같다. 나중에 분명히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화장실에서 물과 손으로 닦는 방식은 이미 몸에 익혔다. 2번정도 손으로 해결하니, 습관이 된거 같고, 이 방법이 휴지를 쓰는 것보다 훨씬 상쾌하다. 가능하면 한국에 가서도 비데를 쓰던지 손으로 닦도록 해야 겠다. 근데, 밥먹는것은 아직 손으로 먹기가 쉽지 않다. 자꾸 흘린다. 물론 아줌마가 숟가락을 주긴 주는데, 손으로 시도중이다. 

그리고 물은 사먹으라고 하지만 오늘째로 3일째 이집 식구들하고 같은 물을 마시고 있다. 특별한 이상증세는 보이지 않는다. 다행이다. 사실 첫째날 저녁먹을 때 내 앞의 물을 마시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약간 냄새가 나는건 둘째 치고, 겁이 조금 났다. 하지만 마셨다. 목말라서, 비행중에 상당히 건조했었고, 목이 말랐었다. 그리고 어제 오늘 아무 이상이 없다.


아~ 드디어 밥이 준비되고 있다. 사실 밥이 그리운게 아니라 자고 싶다. 쉬고 싶다. 아저씨나 아줌마 그리고 아들놈은 나를 가만히 잘 안둔다. 항상 뭔가 말을 걸라고 그러고, 별로 일 없어도 괜히 들어왔다가 나가기도 하고, 할말 없으면 “차 한잔 마실래?”하는 식으로 관심을 보인다. 내게 뭔가 불편함이 있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보이기는 하나, 오히려 그게 더 불편하다. 그냥 가만히 두면 되는데… 그냥 혼자서 공부하거나, 일기쓰는일도 쉽지 않다. 내 시간이 없어서. 왜나면 날 그냥 안두니깐, 그래서 잔다고 그러고 몰래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 방문 안 열고 일처리를 다 한후에 씻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여간에 빨랑 밥먹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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