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빨래
아기의 첫걸음마 신발을 사면서 작고 귀여워 어쩔 줄 모르던 때가 있었다. 작은 발로 어찌나 뽈뽈거리고 다니는지 새까맣게 때가 탄 신발을 씻으려고 보니 세척용 솔이 너무 커서 칫솔로 신발을 빨았다. 그것마저도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그런 아이가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나, 놀이터에서 운동화에 흙을 잔뜩 묻히고 들어와 온 집안을 흙투성이로 만들고 있다. 곱게 털리는 흙이 아니라 지난주에는 운동화를 세 번이나 빨았다. 여전히 작은 운동화는 칫솔로 구석구석 문질러야 때가 빠진다. 운동화를 문지르면서 ‘앞으로 나는 몇 번이나 아이의 운동화를 빨게 될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가 훌쩍 자라 더 이상 내가 운동화를 세탁해 줄 일이 없게 될 그때를 상상하니 주책맞게 눈물이 고였다. 요즘은 운동화 세탁을 해주는 곳들이 생겨나 나도 종종 이용하지만 자주 빨아야 하는 아이의 운동화는 꽤 오래 내 손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린 시절, 나는 언제나 새것같이 깨끗하고 뽀송한 운동화를 신고 학교를 가고 놀이터를 갔다. 더러워질 틈이 없이 엄마는 신발을 씻어주었다. 손주를 돌봐주면서 집에서 함께 지낼 때도 다 큰 딸의 운동화가 지저분한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손수 빨래를 해주던 우리 엄마. 그건 사랑이었다. 내 아이의 운동화를 씻으며 느끼는 감정은 분명 사랑이었다. 뽀송뽀송해진 신발을 신고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면 귀찮은 운동화 빨래가 꽤 신나는 일이 된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보며 ‘후~오늘 또 운동화 빨아야겠네.’ 속으로 생각하지만, 기왕이면 길지 않을 그 시간을 나도 사랑으로 채워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