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너를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될까?

쭉쭉이

by 손꼬마

아이가 잠들면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이 많고 많지만, 아이를 재우다가 같이 잠들기 부지기수인 날들. 피곤한 날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럴 때는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글을 쓴다. 혼자 있는 시간은 어찌나 빨리 가는지 순식간에 동이 트기 시작한다. 아이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스스로 방문을 열고 나오거나 방 안에서 자신이 일어났다는 소리를 내지만 늦게 잠이 든 다음 날은 문을 열어놓고 시끄럽게 해도 도무지 일어날 기미가 없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그대여. 정신을 못 차리는 아이의 팔과 다리에 쭉쭉이를 해주고, 배에 입방구로 부르르르 소리를 내면 아이는 깔깔 웃으며 기분 좋게 잠에서 깨어난다.


오늘 아침에는 ‘쭉쭉쭉 쭉쭉쭉’하다가 문득 아빠가 어린 시절 해주던 쭉쭉이가 떠올랐다. 자라면서 꽤 오랜 시간 동안 아빠는 팔과 다리에 쭉쭉이를 해주었다. 유독 다리에 쥐가 자주 났던 나는 자다가도 다리가 저려서 깨어나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아빠는 귀찮은 내색 없이 다리를 주물러주었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길쭉하게 잘 자랐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 사이사이에 부모님이 나에게 주었던 사랑을 느낀다. 이렇게 스며든 사랑은 나도 모르게 새어 나와 또 나의 아이에게로 스며든다.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이유다. 아이를 낳고 한동안 스스로 모성애가 없다고 느꼈다. ‘언제쯤 고통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이를 사랑하게 될 수 있을까.’ ‘나 같은 이상한 엄마가 또 있을까.’ 혼자서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랑에도 다양한 모양이 존재하고 조금 이상한 엄마도 괜찮다는 것을 안다. 천천히 조금씩 아이와 함께 자라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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