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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쉽게웃으미 Feb 07. 2021

임성한과 그녀의 페르소나들

2013. 11. 8



임성한과 인형들.





, 쌓아둔 것은 없지만

저의 이미지를 모두 포기하고   적읍니다.






, 저는 임성한 지지자입니다.









내가 임성한을 알게  것은 월드컵 열기가  식어갈 무렵,

고등학교   짝꿍에게 들은 '미친 드라마' 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라마는 바로 '인어아가씨'.



실제로  드라마를  적이 없지만 이주왕 기자와 은아리영의 어긋난 사랑을,
짝꿍의 구성진 말솜씨로 전해 들으며 학습에 가까운 줄거리 암기를 하게 된다.


눈을   없는 전개로 욕하며 보는 드라마의 시초 격.

위아래를 가리지 않는 파격적인 따귀 장면과  주인공의 엄청난 작가 프라이드가 시청자의 흥미 포인트.



하지만  이것만 가지곤 임성한에게 빠질  없었다.











 사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왕꽃선녀님과

희대의 막장 드라마 하늘이시여 방영.


하지만   드라마는 곁에서 전해주는 이가 없었기에 내용을  알지 못한다.






하늘이시여 는 배득이와 왕모라는 캐릭터가 유명하다는 정도만 숙지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임성한의 팬이니까.







그리고 대망의 보석비빔밥.


이는 도무지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운 제목 아닌가!


이건 중반쯤부터 보게 됐다.


굵은 줄거리만 듣고 시작한, 사실상 내가 임성한을 접한  드라마.


명작이다 정말.








도저히 상식선에선 표현할  없는 대사와 상황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오컬트라고 해야 하나, 공중파에서   있는 가장 충격적인 구성이 아닐까 한다.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없는 몇 가지 장면은,

  주인공 가족의 가장(한진희) 밖에서 낳아  아기를 자식들이 도맡아 키우게 되는데  아기가 걸음마를 떼는 장면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음악과 함께 3분가량 보여준 .

그저 가구 등을 짚으며 걸음을 떼는 장면이었다.


보면서도 정말 머리가 복잡.

어떤 의미인가, 복선일까, 뭐지...


결론은 아무 의미 없던 것으로 판단.

 하나는 여주인공이 거의 앓다시피 하는 강아지, 화이트 테리어(웨스티) 대한 집착.


웨스티 노래를 하는 여주인공에게 결국 남주인공은 눈으로 웨스티를 빚어 프러포즈한다.






게다가 임성한이 좋아하는 '스키장'에서 프러포즈.



이렇게 미리 콩을 챙기는 철두철미한 주인공.





이때까지 임성한의 모든 활동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특히 파격 캐스팅이 존재하는데,

외쿡인 불자 카일이다.

나중엔 카일의 어머니가 나타나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아버지의 호텔을 승계받아야 하니 수행은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하지만 카일은 단호히 이를 거절.
(그 와중에 미국에서 카일을 찾아온 어머니는 어찌 된 일인지 한국인)

카일에겐 어떠한 사연이 있는 것인지 궁그매 주글  해쨔나.






그리고 일대 사건!


임성한 본인의 결혼.


그리고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듯한 아현동 마님

초반엔 임성한의 결혼과 맞물려 이목을 끌었으나 모두 이내 흥미를 잃고 만 듯. 결국 쓸쓸히 사라짐.





->여기에서 잠시,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임성한은 드라마 제목을 다섯 글자로 제한하고 있다.

본인의 드라마들 자체에서도 클리셰가 마구 뒤엉켜 있어, 주로 등장하는 직업군과 장소 등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다.




아무튼  역시 이건 관심 밖의 드라마였으므로 스킵.






하지만 여기선 '젖길라'라는 이상한 캐릭터를 창조.

  검사인 부길라는 저렇게 잦은 상의 탈의를 보여준다.

저러고 공부도 하고 여주인공과 전화 통화도 한다.

배우의 몸매를 전혀 고려치 않은 것인지, 저런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의 탈의 장면이 많은 것도 임성한 드라마의 특징.




아현동 마님은 젖길라 빼면 남는 것이 없으므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주말 드라마!

(시청 트렌드가 달라진 것인지 인어아가씨 이후로 임성한은 주말 드라마에 강세를 보인다.)


게다가 제목은  글자!!


기생이라니!!



 드라마야 워낙 논란의 소지가 많아서   사람도

', 유체 이탈하고 눈에서 레이저 나오는 그거?'  정도.




나는 이노무 드라마 때문에 일주일을 견디기 힘들었다.

으앙 너무 이상하고 재밌어!!

개그 프로보다 재밌었다.


양부모에게 시달리던 여주인공은 기생집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신분을 속이고 허드렛일을 하던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진다.

남자 주인공은 알고 보니 재벌가의 아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켜가던  주인공.

결국 여자 주인공의 선함을 알게  남자 주인공의 부모가 결혼을 허락한다. (사실은 요리 실력으로 정ㅋ벅ㅋ)

하지만 알고 보니 여자 주인공의 친부모님도 쨩쨩 부자에 착한 사람들이었다는 이야기.


굵은 줄거리만 보면 구전동화의 전형.

미천한 출생(feat. 출생비화) - 주변의 횡포로 고단한  - 하지만 근본적인 선함을 지닌 주인공 - 그로 인해  역경을 이겨냄 - 우왕 사실 나도 귀한 신분! 완전 행복!! 꺄앙!



그러나, 임성한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내용이 아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상식 선이 허물어짐) 수상한 디테일.

여기선 귀신이 등장해 빙의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줄곳 등장, 각종 복선을 담당한다.




임성한은 저것을 끝으로   공백을 갖게 된다.


임성한의 남편이 자살을 하고  .


()남편의 가족들은 임성한에게 책임을 물었고   공판이 진행됐다. 결국 무혐의.








그리고 현재 방영 중인 오로라공주.


다시 다섯 글자 제목을 찾았다.

원래는 작년에 방영 예정이던 것이 위에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올해가 돼서야 방송되는 .

기다린 사람은 나와 나의 몇몇 친구들 뿐이었을지 모르지만.


혹시나 공판이 잘못되어 이마저도 드랍될까봐 나름 노심초사하였다.



 화부터 임성한스러웠고 나타사 같은 괴상한 캐릭터도 있었으나 연기자 하차가 잦고 내용이 산으로 가는 바람에 나도  놓은  오래다.


굳이 관심 없는 친구를 꼬드겨 애청자로 만들어 놓고는 귀여운 나타사가 하차하자마자 나도 시청을 포기했다.

 친구가 간간히 전해주는 소식만을 듣고 있을 뿐인데, 오늘은 임예진이 죽어서 하차했다고 한다.



아아.. 이번 드라마는 망한 것이다.










재미있는   가지는,

임성한의 지난 드라마들을 관통하는  캐릭터  명과

자주 사용되는 대사(어필하고자 하는 것들),

유행어나 맛집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여전히  관전 포인트라는 .



아마 임성한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다들 눈치챘겠지만,



1. 보석비빔밥에 나왔던 카일은 신기생뎐에 영어 선생님 카일로 다시 한번 등장한다. 카일은 이름도 동일하게 등장하지만   지난 연애 얘기로 보석비빔밥에서 상대역으로 나왔던 소이현을 거론하는 것으로 확신을 준다.

2. 오로라공주의 은아 작가는 인어아가씨의 은아리영으로 추정된다. 물론 어디에도 아리영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고 장서희를 직접 캐스팅하지도 않았으나 그간의 집필 스타일로 미루어 보아 은아리영이 맞을 것이라 짐작한다.

3. 오로라공주에서 임예진이 펫샵에  자신이 기를 강아지 추천을 부탁하자 점원은 웨스티를 권한다.

4. 역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은 작가이다. 인어아가씨나 보석비빔밥에선 여주인공이 작가이고, 오로라공주에서는 남주인공이 작가, 모두 굉장한 작가로서의 자부심이 있다. 여기선 은아작가(은아리영 추정) 잠깐 나오는데 여전히 꼬장꼬장하다.

5. 주인공 커플의 만남의 장소나 각종 이벤트 장소로 스키장이 자주 등장한다.

6. 여주인공은 음식 솜씨가 뛰어난데, 음식을 하며 대사로 요리에 대한 노하우를 전한다. 어지간한 생활 정보 프로그램 부럽지 않다.

7. 인터넷 용어나 줄임말  유행어를 대사로 적극 사용하며 자신이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는 듯하다.

8. 실제 존재하는 상품이나 맛집 등의 이름을 묘하게 바꿔 설명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맛집에 대해선 여기는 어떻고 저기는 어떻다는  평을 하기도 하는데,  생각이지만 아마 인터넷으로만 검색해 보고 실제로  맛집엔 가본 적이 없을  같다.

9. 위에도 적었지만 남성 출연자의 상의 탈의가 잦다.

10. 이상한 가발을 쓰는 장면이 등장한다.

11. 이름만 등장하는 캐릭터. 대사에서는 자주 불리지만 실제로는  번도 나오지 않는다.
ex) 하늘이시여 - 수험생 세현이, 오로라공주 - 미국에 있는 아들 방탄이 .

 외에도 동물을 사랑하고 샤머니즘이 등장하는 등등 곰곰이 생각하면  많이 있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것만  가지 적어 봤다.









내가 말하고 싶은 ,

임성한 드라마는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도 이해할  없다. 단지 재미, 그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 어렸을  친구의 영향으로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여러  읽었는데 어딘지 그 여자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비슷하다.
아마도 이런 과의 여자들이 있는 모양.






최근 방영을 시작한 임성한 선생님의 작품을 계기로 예전에 써 놓은 글을 옮겨본다.


경건하게 시작하기 위해 신변을 정리하는 등 준비를 하느라 정작 아직 시청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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