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놓쳤다

by 망원경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조교님께 전화가 온다.

"선생님 왜 논문 심사 신청 안 하셨어요? 어제까지였잖아요"


심장이 쿵 떨어진다. 아 또다...

(참고로 나는 지금까지 세 번 졸업시험, 외국어시험 신청 기간을 놓친 적이 있다)

(수료 후 졸업시험과 외국어면제신청을 한건 안 비밀이다)


작게나마 항변을 해 본다.

"조교님 문자를 받은 적이 없는데요..."

"홈페이지에 있었잖아요"


아...

두 가지 생각이 든다.

1) 아니 이런걸 문자로 보내줘야지 어떻게 매번 홈페이지에 들어가나

2) 세 번이나 겪고 또 이러다니. 이건 나의 문제다.


부랴부랴 연구 윤리를 찾아 듣고 신청서를 보낸다. 지금 글을 쓰는 시점도 연구윤리 강의가 10분 남은 시점이다. 거기다 오늘은 금요일. 담당자 퇴근 전에 얼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요일엔 다들 조퇴하실텐데 ㅠㅠ


깊은 회의감이 든다. 내 인생은 왜 이리 허덕일까.

바꾸어 생각하면 그 수많은 허덕임 중에서도 용케 용케 끄집어주는 사람들, 버틸 뗏목이 있어 숨을 쉬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허덕허덕하며 인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십 오년 전, 학부 4학년 때 졸업시험을 세 번 떨어지고 졸업이 밀릴 까 하여 대학본부 전화하던 내가 떠오른다.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같은 대학, 같은 상황 그리고 같은 사람.


교훈: 공지사항을 제대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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