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저자로서 다섯 번째 논문의 초고를 방금 막 마쳤다. 교신 저자를 맡아주신 교수님께 초고를 보내드린다. 제출일자가 내일이니 하루의 여유가 있다. 이번에도 꼭 맞춰 마감기한을 지켰다.
논문이란, 이게 아니 겨우 논문거리가 된다고? 라는 아주 작은 생각을 깎고 또 깎아 보석을 만드는 것 같다. 1캐럿의 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어떤가. 1부의 다이아몬드 반지라도 반짝이면 그만이다. 나에게 주어진 아주 작은 덩어리의 원석을 깎았다. 과연 세상에 나와 빛을 비출 수 있을까? 오늘부터 물이라도 떠 놓고 빌어야 할 일이다.
공저자인 학교 선생님들께 카톡을 보낸다. 초고가 완성되었어요! 답장이 온다.
와우. 이렇게 숟가락 얹어도 되는건가요
맞다. 내가 반대의 입장이어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과연 내 글의 밀도가 높지 않은 글에서 내가 '저자'라고 할 수 있을까? 이 글은 오롯이 1저자의 글인 것 같은데. 겸사겸사 정리해본다. 논문에서 저자란 무엇인가?
이 생각을 기록해두고 싶은 계기는 작년의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2저자에서 3저자로 강등당하는 경험이 있었고 큰 상처가 되었다. 서로의 잘잘못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경험은 내가 '저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분야에서 아카데미아의 선배이자 현직 대학 교수인 동기의 발언을 인용한다.
내가 1저자를 맡았을 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내가 써.
이 발언을 처음 들었을때는 오?개이득? 나를 저자에 끼워주고 저자에 넣어준다고? 라고 생각했으나 점차 지나가며 이 말이 가지는 무게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원칙을 세우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1저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논문의 작성에 책임을 갖는 사람이다.
교신저자는 이 논문의 투고 과정부터 게제까지 소통을 책임지며, 이후 발간된 이후에도 질문과 연락을 주고받을 대상이 된다. *그래서 이메일을 적는다.
2,3,4,5,6저자는 큰 상관이 없다. 저자로서의 기여도는 적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 "acknowledgement"섹션에 표기한다
이 원칙을 알고 나서 논문 공동 작성 협의에서 보이는 것이 있다.
시작 전에 반드시 1저자가 저자 순서를 협의한다.
1저자의 기여 범위를 정한다.
이게 있고 없고가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다. 물론 2,3저자 또한 선행연구나 논의 등에 의견과 피드백을 더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의 논문의 책임과 흐름은 1저자가 짠다. 카톡을 올린 동료 선생님께 드린 답변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1저자가 보통 거의 다 쓰고 영광과 동시에 책임을 집니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