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내내 박사논문을 쓰며 되뇌었던 문구다. 나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있었다면. 그리고 방학을 통해 정말로, 시간이 필요했음을 절감했다. 온전히 주어진, 캘린더의 체크리스트가 비워져 있는 시간. 운이 좋겠도 약 한 달간의 그런 시간이 있었고 덕분에, 졸업했다.
다시 그 문구를 되뇌인다. 나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개학한 지 한 달이 가까워오고 있다. 나에게 시간이 있었다면.
작년보다 수업이 여섯 시간이나 줄었고(그래도 18시간),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과연?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정책연구 두 개와 논문 그리고 학회발표 등등 못해도 여섯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돌아가고 있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닥침의 나를 믿으면서.
진심을 다해 글을 쓰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논문이 끝나면 완치될 줄 알았던, 원인을 모르겠는 다리 무거움증은 다시 재발했고
매일 밤 10시에는 무조건 누우려 하는데도, 그래도 피곤하다.
올해의 루틴을 매일 아침 여섯 시 일어나 동네 러닝을 하고 출근하려 했는데 무슨.
매일 아침 여섯 시 알림을 맞추나 일어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매일 각자의 이벤트와 일정이 있다. 체크리스트가 비워져 있던 적이 단 하루도 없다.
오늘도 그런 하루, 무려 오늘은 본청 출장이다.
꾸벅 꾸벅 졸며 연수를 듣는다. 이정도면 그냥 줌으로 해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오늘을 기다린 이유가 있다. 본청 앞 나만의 혼밥장소, 옹심이 집으로 향한다.
그다음 혼자 일하기 좋은, 분위기 좋은 카페, 분좋카를 찾아 헤멜 요령이다.
마침, 새로 오픈한 카페 당첨. 로스터기가 있는 걸 보니 이집은 합격이다.
자리에 앉아 커피를 한 입 마시고 나니 꾸벅 꾸벅 졸던 눈도 떠지고, 무거웠던 다리도 일순간에 가벼워진다.
정말, 나에게 필요한 건 시간이었나보다.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
출근 전 러닝 루틴은 망했으니, 퇴근 후 루틴을 세운다.
집에 들어가는 순간 망하는 것을 너무나 잘 알겠으니, 바로 나만의 카페로. 안식처로.
이렇게 해서 내가 향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한다.
찬찬히 고민하고 세워야 할 비전이겠지만,
일단은, 이렇게 피곤하지 않은, 카페에서의 한 시간이 너무 좋다.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했을까. 시간은 정말로, 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