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겨지고 싶지 않아요.
술에 만취한 사람에게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 순간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강하고 무서울 게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렇게 만취해 안하무인이 된 사람 곁에는 누구도 다가오지 않습니다.
아주 가까웠던 친구도 나중에는 그 곁을 떠나게 되겠죠.
내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 中
이 말의 핵심은 자신감을 넘어 자만하면 곧 망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마음대로 하고 있다는 신호를 느꼈고, 그 위기의 순간이 내게도 닥쳤었기 때문에.
얼마 전까지 내가 일을 잘하는 줄 알았다.
내가 잘 관리해서 매장이 잘 돌아가는 줄만 알았다. 회사 내 다양한 지표 중 매출, 전년비, 객수, 객단가 모든 숫자는 늘 파란색이었고, 매장 분위기도 좋았고, 밝게만 느껴졌다.
그 순간을 돌이켜보면, 자만했었던 것 같다.
나는 모든 것들을 잘하고 있노라고.
게다가 힘들었던 여러 사건도 무난하게 넘겼고, 주위에서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줄 곳 넘기는 모습을 보며,
역시 나다 싶었다.
내가 아니라 운이 좋았을 뿐인데.
뭔가 전문가가 된 기분이었다. 솔직히.
이건 저래서, 저건 그래서, 어쭙잖은 내용들을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떠들고 있었고,
그 사람들의 끄덕임에 호응하기 위해서 알맹이 없는 이야기를 계속 던지고 있었다.
마치 다 아는 것처럼.
그래서 마음이 떴다.
나 이 정도도 했으니까 이제는 다른 것 해도 될 것 같아.
이 정도면 솔직히 된 거 아닌가? 싶었다.
그런 만취 상태를 깬 날은 하나의 질문에서부터였다.
비가 많이 올 때, 어떻게 매장을 운영해요?
내가 한 대답은 "비가 오면 사람들이 안 들어오니까, 빵을 일찌감치 다른 제품들과 섞어서 팔아보려고요."
그 순간 아차 싶었다.
경험이 아니라, 확신이 아니라, 그냥 줏어들은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었다.
그 뒤로 이어진 스스로의 질문들,
고객이 많을 때, 직원이 없을 때, 관리자가 없을 때, 기본적인 매장 청소도 안 되어 있을 때, 누군가가 퇴사한다고 할 때, 내가 매장에 없을 때
"고객들이 과연 우리 가게를 다시 오고 싶게 만들고 있을까?"
아무것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진짜 해본 게 아니었고, 어렴풋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겠지,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본기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알맹이 없이 뭔가 쌓고 있다는 착각에서 한 대 맞은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이 일에 기본은 뭘까? 그 속의 알맹이는 뭘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저럴 땐 어떻게 하면 좋지?
그러고 보니 너무나도 부족했다.
정말 기본이 없었다.
무엇을 채워야할 지 어디서부터 배워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기본이 뭘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더욱더 기본에 매달렸던 것 같다.
그 관점에서 보니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었고 생각이었고 행동들이었다.
아직도 왜, 어떻게, 무엇을, 얼마나 채워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다.
물어보는 것이다. 질문하고, 묻고 대답하는 것.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 나랑 함께하는 사람들한테.
그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점은 단순히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야기를 수용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위에서 표현했듯 그동안은 내 세계에만 취해서만 살았다면, 이제는 묻고 들은 그 얘기를 바탕으로 바뀌려고 한다.
정말 쉽지는 않다.
묻고 배우는 건 잘했지만, 그동안 나름 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서 부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에 대한 부정처럼 느껴졌기에.
하지만 만취해서 살았던 세계에서 조금 벗어나려 한다.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가고 싶기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 곁에 계속 있고 싶다.
나도 크고, 주변도 함께 성장하면서.
내일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사장과직원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