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사장과직원사이] 힘든 것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길

by Brown
점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마음이 쿵 하는 말 중에 하나.

이 말을 꺼낸다는 것은 그동안 쌓여왔던 것이 폭발했기 때문이기에.


"저 그만하고 싶어요. 그 이유는요...."


3년간 많은 직원을 만나고 보내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3가지 부류로 나눠본다면,

1. 몸이 아파요

-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바아아아아알

- 모두가 병원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2. 일이 힘들어요

- 일이 힘든 이유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 정말 일이 힘든 경우도, 일을 함께하는 사람이 힘든 경우도, 일하는 시스템이 힘든 경우도

3. 다른 일을 하고 싶어요

- 성장이나 발전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요.

- 원래 제가 하고 싶던 일은 이게 아니에요 등 다른 꿈을 찾아 떠나고 싶어요.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이유로 그동안 쌓였던 게 폭발한 것이라고 보인다.


하루종일 서 있으며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매일 같은 단순노동이 반복되다 보니 지치기도 하고,

흔히 말하는 감정노동을 하며 화가 나는 상황도 참아야 하고, 싫은 소리를 듣더라도 웃어야 하며,

바쁜 가운데에서도 서비스 마인드는 늘 갖춰야 하는 그런 복합적인 이유가 마음속에 쌓였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분위기와 사람이 아닐까 싶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어긋난다든지, 아니면 기대치에 못 미친다든지,

서로 좋은 얘기만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든지, 실수가 반복된다든지


결국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릇에 담기는 일들이 넘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걸 챙겨주지 못했던 나 때문이기도 하다.



이 친구들이 나가는 만큼,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들어오는 친구들도 많이 봤다.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또다시 이 업계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남들에 비해서 오래 살았던 것도 더 많은 경험이 있던 것도 아니기에 이렇게 단정 짓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50명 넘는 친구들과 동고동락하다 보며 느낀 점이 한 가지 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늘 찾아온다.
그 순간을 버티는 사람이 있고, 그 순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한번 포기한 사람은 다음에 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이게 내가 느낀 포인트다.

즉, 그 돌아온 친구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친구들은 그때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는 아이들이다.



정말 힘든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몸이 안 좋을 수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안 좋을 수도, 일하는 것에 치일 수도,

나는 열심히 하지만 누군가의 모함이나 시기 질투로, 나랑 안 맞는 사람과 계속 같이 일해야 할 수도,

내가 일하는 방식과 같이 일하는 방식이 다를 때, 조직이라는 명목하에 불합리한 점을 강요당할 때,

미래가 보이지 않을 수도, 똑같은 일에 반복일 수도, 성장이 멈췄다고 생각될 수도, 일이 안 맞다고 생각할 수도, 능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도, 남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아닌 것 같기도, 돈 때문에 버틴다고 느껴질지도,

나 빼고 다 멋진 일을 한다고 느껴질지도, 그냥 다 놓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지도.


내겐 그 순간이 4월 초였다.

정확히 10일 동안 14건의 클레임이 들어왔다.

먹은 게 매장에서 산 것밖에 없는데, 온몸에 두드러기가 난다. 종일 토하고 설사를 해서 일을 못 했다. 네가 다 책임질 거냐? 얼마를 줄 거냐?, 그X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냐 당장 짤라라, 내가 빵집을 이용한 게 몇년인데 이정도 대우밖에 못 받는 거냐 등등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순간이었다. 또한, 식약청-구청 등 관공서와의 연락, 이를 막기 위한 고객센터, 연구소, 위생 등 다양한 부서의 관계자들과 조율을 하면서 해결했다. 이 내용은 다음에 적어보려 한다.


아무튼 그 과정에서 매일 다른 고객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지속해서 했고, 진행 상황을 전달하는 가운데 다음 클레임을 보고하고, 매일 같이 종결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멘탈이 정말 나갔었다.

얼마 보지 않았던 직원들도 날이 갈수록 늙어간다고 표현할 정도였으니.

사실 모두 놓고 싶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하지만 '이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 나는 과연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주어진 일이 버겁게 느껴졌지만 하나씩 하다 보니 오해가 풀리고, 진심이 통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지나갔고, 차근차근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그냥 했다.



우리 모두에게 힘든 일이 생길 것이다.


위에 적은 것처럼 다양한 맥락으로 다양한 문제가 각자에게 생긴다.

그 힘든 일을 누군가는 버텨내고 이겨낸다. 그리고 성장한다.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같은 문제가 그다음에도 똑같이 생긴다.

그 순간을 버티고 다른 방식으로 돌파해나간 사람은 다음 순간에도 똑같이 돌파해나간다.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간 사람은 아쉽게도 비슷한 순간이 왔을 때 똑같이 좌절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 말은 힘든 것을 무조건 버티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힘든 것을 참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해결하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 힘을 키웠으면 좋겠다.

분명 나보다 힘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건 내 스스로에게 하는 또 다른 다짐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시는 그대도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도 우리 힘내요.


#사장과직원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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