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기와 네이버, 쿠팡, SSG, 11번가, 29cm가 준비한 명절
2주 뒤 찾아올 추석을 앞둔 이 시점(22/08/25일 기준),
커머스 플랫폼들은 어떻게 추석을 준비하고 있고 각각이 주는 느낌을 정리해보았다.
선물하기: 받을 사람들이 좋아할 추석 선물들로 준비해봤어
네이버: 믿을 만한 친구가 추천해주는 게 좋은 거 알지?
쿠팡: 추석에 선물만 하지 않잖아. 기름 프라이팬부터 방콕 필수템까지 다 모아봤어
이마트/SSG: 진짜 필요한 추석 선물은 6~8만 원대 아니야?
11번가: 할인에 할인에 할인을 더했는데 안 산다고?
29cm: 다가올 명절 수고할 나에게 셀프 갬성 충전해주자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번 추석 테마는 “톡 하고 보내는 추석 선물"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은 ‘이 선물을 줬을 때 받는 사람이 좋아할까?’ 일 텐데, 그 가려운 부분을 해소해주고자 노력을 하는 중이다.
추석 탭에서 눈에 띄는 건 “연령대"를 고려한 선물을 제안한 점이었다. 기존에는 가격대 / 카테고리별 제안에 그쳤다면, 이번에는 연령대도 고려한 선물 가장 위에 보인다. 이 부분은 20-30세대가 친척/관계에서 성의를 표시하는 것도 분명히 있겠지만, 지난 몇 년간 중장년층분들도 서로 편리하게 주고받고 있는 걸 반영한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도 지난 설 때, 부모님이 자주 가는 약국의 약사님께 선물 어떻게 보내냐고 물어보셔서 알려드린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친구분들 생일 때 선물을 드리기도 하고, 주위 분들이 보내주신 선물로 선물함이 채워진 걸 보면서 ‘선물하기가 정말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구나’고 느껴졌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홈에서도 백화점에 있을 법한 상품을 모은 “톡 백화점”부터 현금성으로 가치가 높은 “상품권 선물", 홍삼/한우/과일 등 모아둔 “추석 선물"까지 다양하게 “받는 사람"을 생각하는 걸 준비해두었다.
이번 추석엔 어떤 마음들이 선물하기로 전해질까?
네이버는 “많이 선물&사본 사람들에 집중”을 한 거로 보인다. 아무래도 블로거, 인플루언서들의 풀이 가장 많고, 다양한 주제에 맞춰서 조합하고 큐레이팅 하는 강점을 이번에도 보여준 것 같다.
사는 재미가 없으면 사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디에디트, 현직 MZ세대 약사인 형제 약사, 대학생을 대표하는 대학 내일 등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의 연계 캠페인을 통해서 “추석 선물의 발견”을 가장 밀고 있었다.
역시 ‘아는 사람의 추천이 가장 혹하는 포인트’라는 것을 잘 활용한 것 같다. 그 추천을 살펴보면 더 쪼개고 더 딥하게가 느껴졌는데, 그 상황을 보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정말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하면서 선물을 제안하더라. 그걸 보면서 아 이걸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물 제안도 제안이지만, “추석 선물 대첩"을 통해서 구매를 유도하고 있었다. 탭 구성은 핫딜 / 라이브 / 가격대 / 카테고리 / 이벤트 순이었고, 네이버 쇼핑의 묘미인 핫딜과 다양한 혜택을 담은 이벤트 구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었다.
이번에도 네이버가 네이버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준비한 것 같았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선물"에 집중했다면, 쿠팡은 “추석을 준비하고 즐기는 것”까지 챙긴 느낌이었다. 그것도 시간 순서에 따라서 필요한 것들을 스크롤을 내릴수록 보여주는 방식으로.
명절을 생각해보면 선물도 선물이지만 준비하는 음식과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준비과정을 그동안은 시장 → 마트에서 했었는데, 이제는 쿠팡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게 추석 메인 탭에도 그대로 나타났는데, 2022 추석 / 추석 선물관 / 추석 준비관 / 추석 즐기기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다.
추석 준비관에서는 고기와 밀가루, 기름까지 음식 준비부터 프라이팬, 락앤락까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내리면서 볼 수 있도록 한 게 인상 깊었다. 또 추석 즐기기에서는 가족끼리 국내여행을 갈 수도 있고, 집에서 방콕 할 경우, 운동이 필요한 상황을 묘사하고 구체적으로 상품을 제안하는 게 놀라웠다.
프로모션 페이지를 보면서 일상의 순서를 그리게 해 준 쿠팡, 칭찬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안했던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6~8만 원대 선물 제안"이었다.
결혼을 한 이후로 두 집을 공평하게 챙겨야 하는 일이 있다 보니 3~5만 원대는 좀 그런 것 같고, 용돈까지 준비하는데 각 집에 10만 원 넘어가는 선물은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실속을 차릴 것이냐? 예산에 집중할 것이냐? 어떻게 해야 하나 딜레마에 놓인다.
그 딜레마를 해결해준 가격대 제안이라 눈이 갔다. 다른 플랫폼들은 제안하지 않았던 가격대인 6~8만 원대를 제안해주고 그 안에 고급스러운 패키지의 과일/한우 등을 보다 보니까 ‘오 이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가장 많이 찾는 마트에는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가장 “할인"에 진심인 11번가. 메인 탭 구성도 할인 혜택 / 핫딜 / 오늘의 브랜드 / 추석 선물 / 연휴 준비 순으로 되어 있었다. 다른 커머스들은 직관적인 숫자를 보여주면서 실제 상품에서 가격을 인지하게끔 한다면, 11번가는 ‘할인을 이렇게 준비했는데 안 살 꺼니?’라는 느낌을 주었다.
근데 한편으로는 너무 할인을 강조하다 보니 정말 최저가인가?라는 의심이 계속 들기도 했었고, 또 브랜드들 입장에서 할인으로 확 이슈를 만들 수는 있겠지만 평상시에 거래액은 나올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보면서 응? 했었지만, 생각해보니 “갬성 선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갔다. 어른들에게 주는 선물이라기보다는 이제 막 결혼하고 첫 추석을 보낼 준비를 하는 “새댁"이나 명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마음을 담아 주는 “와이프”를 위한 선물이나 아니면 연휴 기간 혼자 멋지게 추석을 보낼 “친구들"에게 줄 선물들이 가득했다.
한편으로는 추석이 메인 타깃은 아닐 것이고 앞으로 다가올 이슈 데이에 맞춰서 구색용으로 준비한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그 갬성만큼은 따라가고 싶어 계속 보게 되었다.
비교해보면서 든 생각은 ‘각자가 잘하는 방식이 있구나’였다.
서비스마다 이용하는 고객들의 특성과 찾는 이유가 다를 것인데, 그에 맞게 각자의 스타일로 제안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각자의 특성이 있는 것이고, 그걸 어떻게 더 뾰족하게 만들어가는지는 각 플랫폼 플레이어들이 고민할 문제인 것 같다.
그 맥락에서 소비자인 우리는 어떤 곳에서 어떤 추석에 준비할까?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