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Expectation 아닌가?
국내 트랙터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정말 아리송한 용어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트랙터 업계에는 기대, 작업기, PTO, 로터리, 수평/경심제어, 노지, HST, 캐빈/ROPS 등 처음에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들이 많다.
먼저, 독자들에게 질문드리고 싶다.
'기대'라는 뜻이 뭘까?
바로 알려드리기 전에, GPT에 다시 검색을 해봤다.
그렇다. 기대는 그냥 트랙터라는 뜻이다.
자동차의 차대번호처럼 농기계는 기대번호라고 지칭한다. 그러다 보니 트랙터 또는 다른 농기계도 '기대'라고 부른다.
자동차는 차대번호가 있듯이 농기계도 기대번호로 생산 시 엔진 프레임 등에 알루미늄 명판으로 부착되어 나온다. 22년부터는 모든 농기계가 혁신법에 의거하여 부착하여야만 한다.
용어의 정확한 출처를 알아보고자 했으나, 업계 내에서도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아서 일본 업체에서 기술이전받으면서 생긴 잔재인지, 그냥 한자어인데 쓰게 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 용어 관련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과거 자사에 최초로 플랫폼 설계를 했던 개발사 측에서 코딩한 내용을 보면 트랙터 기대를 Expectation으로 코딩을 해놓아서 도대체 이게 무엇인가 보니 '기대'를 잘못해석 한 건이 있다.
작업기란?(로더, 쟁기, 로터리 등)
일반적인 승용차와는 다르게 트랙터의 목적은 농작업을 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작업기가 필요하다. 그 작업기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흙 등을 퍼올리는 로더, 땅을 가는 쟁기, 땅을 분쇄하는 로터리 등을 많이 사용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작업기들이 존재한다. 트랙터 작업 기술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PTO란?
PTO(Power Take-off)는 로터리나 다른 동력이 필요한 작업기를 부착했을 시, 해당 작업기에 트랙터 동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PTO 출력은 트랙터 엔진이 작업기를 구동할 수 있는 힘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수평/경심제어란?
수평/경심제어는 들을 때마다 헷갈렸는데 쉽게 말하면 수평 제어는 작업기가 트랙터 운전 중에도 수평을 유지하는 것이고, 경심제어는 그 작업기가 높이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트랙터는 승용차처럼 아스팔트를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흙 위를 다니므로 매우 꿀렁꿀렁이고 움직임이 크다. 그래서 작업기가 수평이 안 맞고, 작업 높이도 계속 달라지는데 이것을 유압 전자 제어 등으로 계속 그 위치를 맞춰주는 것이 수평/경심제어다.
노지란?
노지라는 단어도 처음엔 뭔가 했다. 노지는 하우스 등 시설물이 아닌, 외부 노출되어 있는 농업 환경을 말한다. 예전에는 노지만 있었는데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최근 각광받는 것은 시설원예이다. 그래서 대비돼서 이야기할 때 노지, 시설 이런 식으로 구분해서 말한다.
HST(Hydrostatic Transmission Tractor)란?
HST 시스템은 변속 시스템 중에 유압을 활용한 무단변속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클러치 페달을 일일이 밟으면서 기어 단수를 바꾸지 않아도 알아서 단수를 조절해 주는 편안한 시스템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 근데, 이 시스템이 낮은 마력대에서는 편안하고 큰 동력 손실이 없지만, 높은 마력대에서는 동력 손실이 커서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CABIN, ROPS 란?
캐빈과 ROPS는 외형차이를 의미한다. 왼쪽이 캐빈형, 오른쪽이 ROPS형이다. 캐빈형은 소음, 먼지, 악천후 등으로 작업자를 보호해 주는 장점이 있고, 에어컨/히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ROPS형은 사실 롤바(Roll Bar)타입형 오픈형으로 불려야 하지만 안전장치 이름을 따서 위와 같이 불려지고 있다. Roll Over Protection System으로 사실 롤바, 캐빈 모두 ROPS에 해당되는 것이다.
트랙터 업계에서는 정말 다양한 용어가 쓰이기에 필자도 정리할 겸 알아보다 보니 새로 알게 된 사실도 있고, 좀 더 깊게 알게 되었다. 다음에 다른 용어들도 모아서 2탄, 3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