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성격 탓이겠지요.
어딜 갈 때면 그냥 무작정 출발을 못하고
어디를 지나 어디로, 몇 시에 출발하는 뭘 타고 가는지, 놓칠 경우 사후 대책은 뭔지를 사전에 파악해야 마음이 편한, 병 말입니다.
덕분에 ITX를 타고 용산에 내려 경의중앙선을 타고
홍대입구역에 내려 가톨릭 청년회관을 찾아가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태어나 처음 가 본 곳이었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멀쩡히 찾아가면서도 길 잃은 사람처럼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길 여러 번.
그냥 이정표만 보고 쭉 따라가면 될 걸 왜 자꾸 사방을 돌아보는지.
아무리 사전에 파악을 해도 몸으로 겪어내기 전엔 여전히 속수무책인 사람입니다.
제가 강연 끝나고 나서 막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설정해 놓은 시간을 맞춰 홍대입구역을 들어간 것 까지는 좋았는데,
홍대입구역이 순환선과 경의중앙선 타는 곳의 거리가 꽤 된다는 걸 몰랐지 뭡니까, 글쎄.
승강장에 도착하니 마침 문 닫고 떠나는 열차.
9시33분껄 타야 용산에 도착해서 ITX 10:00 열차를 갈아탈 수 있는데
그다음 열차는 9시 56분에 와서 기차를 놓치고 뭐 어찌어찌해서 일반전철로 돌아왔습니다.
생각해보면 홍대입구에서 전철을 놓친 뒤 다시 바로 나와서
용산행 택시를 탔으면 10시 전에 갔을지도 모르는데,
또는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에 와서 1호선 갈아타고 용산 갔어도 되었을 텐데
전 미련하게 ITX를 놓치면서까지 그대로 기다린 겁니다.
돌이켜보니 살면서 이랬던 일이 많았던 걸 보면 전 원래 이렇게 생겨먹은 게지요.
이런 제가 무슨 강연을.. 아이고, 참.
오붓해서 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 오신 분들 밴드 엮어서 앞으로도 계속 교류하자고 그랬지요?
생각해보니 그게 별 무효한 것이
오신 분들의 아이들은 각자 서로 연관이 없으니 어차피 개별 상담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제가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밴드는 없던 걸로 하고) 블로그 http://songjh03.blog.me에 비밀로 연락처와 통화 편하신 시각을 적어 주시면 제가 전화를 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예시를 드려봅니다.
질문 : 어제 양파링 주는 아이에 대해... 말한 엄마입니다. 어쩌고저쩌고... (제 연락처는 010-****-**** 통화 가능 시간은 2시~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