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home.ebs.co.kr/bookcafe/main
EBS 라디오에서 진행하는 북카페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라고, 어쩌다 책을 내게 되었다는 민망한 자랑을 얼마 전에 이 곳에 했는데,
이번엔 라디오에 나간다는 자랑을 하자니, 민망함을 넘어 그냥 뻔뻔해지는 느낌입니다.
어떤 친구는 저더러, 이러다 선거에 출마하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하고
제가 무슨 썰렁한 말을 하면 '거 라디오 나올 사람이 왜 그 모양이냐'고 놀립니다.
그러면 또다른 친구는 '그러게 왜 책은 내 갖고 이런 꼴을 당하냐'라고 놀립니다.
모두 고맙고 유쾌한 친구들입니다.
EBS 북카페는 책에 관한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시간은 매일 오후 7시~ 9시입니다.
요일별로 조금씩 코너가 다릅니다만 주로 책 소개, 작가 초대석, 웹툰 소개, 낭송도 있습니다.
3월 15일에는 <명왕성 기분>의 작가 박연희씨가 나오셨었고,
바로 지난주인 3월 22일에는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씨가 출연하셨던 그 프로그램입니다.
내일(3.29)에는 제가 초대석에 나갑니다.
7시30분까지 도착하라는 걸 보니, 8시~9시에 방송하는 듯합니다.
책 속 주인공이었던 아이들에게도 자랑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돌아오는 반응은 역시!
- 밤 8시에 나온다고요? 그럼 보니하니 끝나고 나오잖아요. 나 그때 테레비 꺼야 되는데.
(아니... TV가 아니고... 라디오에 나오는 거야)
- 아, 우리 라디오 안 듣는데.
- 우리 집엔 라디오 있어요. 근데 하우스에서 일할 때 들어요. ebs 안 나오고 노래랑 날씨 이런거만 나와요.
그러자 한 아이가 갑자기 노래를 시작합니다.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더냐~
나머지 아이들이 일제히 깔깔대며 그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상황 끝. ㅋ
쫌 진정 되자 한 아이가 제법 진지하게 말합니다.
- 선생님이 EBS 나온다고요? 그런데 왜요?
(아니... 뭐, 선생님이 방송에 나가서 너네한테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싶어서...)
- 으이구,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 하면 되죠. 근데 선생님, EBS 나올 때는 개그맨처럼 말하지 않는 게 좋을걸요. 그거 좀 바보 같으니깐요. 그럼 듣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까 봐요.
- 내가 공부 열심히 했다구 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