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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Jul 27. 2017

4-1 작당모의

#꿈이룸학교와 비밀의 카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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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기 귀찮다"

"어차피 내일도 올 것 아니냐"

"그러므로 우리는 이곳에서 놀다 자겠다"

"사고 안친다. 걱정일랑 품에 넣어두시고 사뿐히 퇴근 하셔도 좋다"


아이들은 쇼파에 거의 빨려 들어갈 것처럼 드러누워

진담 반, 진담 반으로 농성시위에 들어간다.

아니된다 잘라 이야기 해봤자 이미 가슴의 굳은 의지,

하늘로 높다랗니 쏘아올리고는,

독립운동가의 눈빛으로 “왜죠?”, 오히려 우리에게 되묻는다.

아마 그들 스스로 독립과 자주의 불씨가 되어

해방의 길을 비추겠노라 다짐한 모양이다.


그 의지에 못이겨 부모님과 우리를 설득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안해보라고 말하는 찰나를

열 번 정도 쪼갠 그 순간, (우리는 전혀 배제된) 비밀의 카톡방이 열렸다.

오늘 날, 메신저 하나로 세계가 이어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면

분명 이 아이들은 '꿈이룸에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그들의 수 만큼 열 네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사발통문을 찍어냈음에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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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꾸는아이들>

4-1 작당모의

#꿈이룸학교와 비밀의 카톡방


글 / 양광조, 대안학교인 꿈이룸학교의 선생님이자 야매작가

(@imagedoodler _www.instagram.com/imagedoodler )

그림 / 송혁,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가난해진 그림쟁이

(@songkingko _www.instagram.com/songkingk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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