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의 월요일

날씨는 쓸데없이 좋았다

by nakedkingko


삼청동의 월요일

@oneday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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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감기 때문에 어제부터 지독하게 고통을 받던 중,

아무래도 집에서 작업만 하기에는 너무나 답답하고 지루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삼청동으로 향했다.


코감기가 더 심해질 수도 있는 모험이었지만

나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만 있는다고 해서 감기가 낫지는 아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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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난 녀석들.


둘이 친구인지, 아니면 서로를 경계하는 사이인지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친구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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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아마도 길고양이 같다.

매일같이 이 녀석에게 밥을 주는 착한 사람이

삼청동 어딘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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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병원 좁은 길로 들어가니까 보인

깔끔한 목조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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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갇힌게 아니라 보호받고 있는 듯 했다.


갇혀있었다면 분명히 빛이 안들어오는 커튼 뒷쪽에서

서서히 말라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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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느낌의 레드풍의 카페.

내가 레드계열 컬러를 좋아해서인지는 몰라도

장사 잘 될 것 같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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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이 많이 낡았다.


시간이 흘렀지만

간판은 그 시간을 그대로 머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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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으로 보이는 별다방.

아마 주말이었으면 빽빽이 도로에 자리잡은

사람과 차들로 인해 그 느낌이 덜했을 것이다.


월요일이라 좋은 점도 있다.

물론 나같은 프리랜서에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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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 모르게 끌렸던 건물,

가게가 아니라 가정집 같은 느낌.


마치 상업적으로 변한 삼청동에서

'나는 변하지 않았어!' 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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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 카페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진리!


근데 가을은 이미 끝나가는 듯 싶다.

그래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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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웃으며 비상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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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이 나갔지만

가끔은 초점이 나간 사진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름다운 인간에게 인간미가 느껴진다면

이 사진은 '사진미'(?)라는게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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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방 찍었다.

하늘은 오늘 따라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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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일부러 저기에 세워둔건지는 모르겠으나

적절한 위치였던 것 같다.


자전거 때문에 뭔가 모를 감성이

채워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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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한다.

시선이 해를 따라가다가 발견한 꽃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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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옳다.

꽃은 그 어느 생명보다 진실되다.


열심히 가지를 다듬고

물을 갈아줘도

아름답던 처음의 모습을 뒤로 한 채

꽃은 결국 시든다.


아름다움이란 언젠가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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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길 사이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우연치 않게 그 길로 들어가서 발견한 향수집.


코감기 때문에 향을 맡지 못했다.

다시 가야 할 이유가 분명히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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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의 건축양식과

푸른 하늘은 정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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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잔디밭에서 외국인들이 카드게임을 치고 있다.


"이봐요! 여기는 당신들 하우스가 아니라구요!

그리고 카드게임을 할거면 한국에 왔으니 화투를 치세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들의 여유있는 모습이 부러워서

한동안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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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가족이 잔디밭에 합류했다.

왜 외국인들을 보면 여유가 느껴질까?

(아, 중국인을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중국인은 제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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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푸른 하늘은

어디에 갔다놓더라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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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게임을 하는 외국인과 외국인 가족을 잔디밭에 남겨두고(?)

나는 생리작용의 촉박함 속에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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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브루니.


사당역에 있는 코코브루니는 봤는데

삼청동의 코코브루니는 역시 느낌이 다르다.


삼청동의 월요일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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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을 찾으려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북촌한옥마을까지 오게됐다.

(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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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펼쳐진 한옥마을을 찍고 싶었으나

관광객들의 정수리를 피해 사진을 찍으려다보니

결국 이렇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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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을 올라서 북촌전망대 쪽으로 갔다가

다시 삼청동으로 내려오기 위해 길을 걷던 중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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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

6시도 안됐는데 벌써 해가 지려고 하다니!


아무래도 겨울이 곧인 듯 싶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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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거기 앞에 가시는 여성분,

제 여자친구님 아니신가요?


같이 가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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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덕후의

푸른 하늘 사진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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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을 떠나기 전,

루프탑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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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님, 저는 아아요.


삼청동 치고, 루프탑 카페 치고

가격이 착해보이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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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에서 바라본 삼청동은

사실 별거 없었다.


그냥 캠핑의자에 몸을 맡긴 채

푸른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내 고민들과 생각들을 던져두고 왔다.

(뭐, 던진다고 던져지는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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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 어둑해지니

바람이 꽤 쌀쌀해지는 바람에

실내로 내려왔다.


루프탑에는 사람이 그득그득 했는데

2층과 3층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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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의 월요일은 여유로웠다.


사람으로 북적였던 주말의 피로를 풀기 위함인지

삼청동의 월요일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생각이 많은 날에는

잠시 나의 자리를 비우고

하늘을 보러 떠나보자.


어쩌면 말이다.


하늘을 보며 내 생각을 던져두면

누군가 그 생각에 답을 줄지도 모른다.


사실 하늘에 떠있는 구름들이

모두 어떤이의 고민들이랄까.


헛소리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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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글을 이리도

심심하게 쓰는건지 모르겠다.


아마 이 글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간만에 긴 글을 써서 힘이 빠진다.


두서없는 글을 읽어줘서 고맙.. 아니.

감사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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