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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kedkingko Oct 31. 2016

10월29일의 밤

광화문광장에는 촛불이 가득했다


10월29일의 밤

@onedaymemory

-


10월29일 토요일, 난 종로로 향했다.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더이상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림으로 정치적인 입장을 표현하는 나지만

이 날 만큼은 집에 있을 수 없었다.


추운 날씨에도 목소리를 높일,

그리고 촛불을 밝힐 국민들과 함께

나 또한 목소리를 높이리라 다짐하고 집을 나섰다.


광화문사거리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교통경찰들은 교통정리를 하느라 분주했다.


의경인지 직업경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도 분주히 열을 맞춰 어디론가 달려갔다.


난 여자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국민들 행렬에 맞춰

광화문광장으로 향했다.


얼마 가지 않아서 행렬은 멈추기 시작했다.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기준으로

경찰이 행진을 막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전진하진 못했지만

국민들의 목소리는 컸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경찰 비켜라"


여기저기서 구호를 말하는 선창을 시작으로

국민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기 시작했다.


광화문 광장은

이번 정부에 느낀 환멸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었다.


-


국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으면 좋겠다.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우리 스스로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할 때

우리나라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 동상을 끝으로

우리는 전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는 저 멀리

청와대에 닿았으리라.



중간에 식사를 하러

종로1가 쪽으로 가다가 발견한 스티커.


'최순실의 나라,

박근혜 하야' 라고 적혀있다.


'하야'라는 단어는 누가 보더라도 '하야' 다.



이미 조계사 앞 길은 폴리스 라인으로 막혀있었다.



경찰은 정복을 입지 않고 채증을 하면 안된다.

그러나 경찰은 정복을 입지 않고 채증을 하고 있었다.


불법채증이다.

준법정신에 어긋난 경찰,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내 쪽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연신 후레쉬를 터뜨렸다.

눈이 부셨지만 난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았다.


여러컷을 서로 나눈 후에야

경찰은 카메라를 내려 놓았다.



경찰들이 청와대로의 행진을 저지하기 위해

분주히 이동한다.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많았던

이번 촛불집회.



고마움을 전한다.

같이 목소리를 높여준 그대들에게.



JTBC에서 취재를 나왔나보다.

감사합니다, JTBC.



세종문화회관에서 바라본 광화문 광장.

집회에 참여한 인파로 인해 가득 찼다.



어느 중년부부는 길거리에 멈춰서서

촛불을 밝혔다.



광화문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세종대왕께서 이 광경을 보셨다면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새벽1시가 넘도록 일부 시민들은 남아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걸까.

우리는 어느 시대를 살고 싶은걸까.

우리는 어느 시대와 함께 하는걸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


나아가려는 국민도,

그걸 막는 경찰도 죄가 없다.

정작 죄가 있는 자들은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모른다 말한다.


이순신 장군의 뒷모습은

오늘따라 쓸쓸해보이기만 하다.


-


2016.10.29
Canon 100D + Photo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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