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 우리 딸은 춤을 너무 좋아한다. 음악만 나오면 제자리에서 콩콩 뛰고, 손과 발, 목, 머리 등 온몸을 마구 움직이며 흥에 자신을 맡긴다. 처음에는 비슷한 동작을 반복만 하더니, 이제는 음악 분위기에 맞춰 속도를 조절하고 악기 소리에는 연주 흉내도 낸다. 압권은 표정이다. 진지한 표정이 너무 재밌다. 현재에 몰입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눈빛이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이무진의 ‘여기 없소’다. 마이크로 생각되는 실로폰 채를 들고, 포인트가 되는 부분 부분들을 따라 부르며 폴짝폴짝 뛴다. 아이의 춤은 자신 안에 가득한 즐거움과 충만함이 흘러넘쳐 만들어진, 그리하여 절로 덩실거리게 되는 그런 춤이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추는 춤이다. 이 시간과 공간, 그 속의 자신을 모두 끌어안아 기쁘게 환영하는 몸 짓이다. 이런 춤을 추는 내 딸이 무척 자랑스럽다. 팔불출 같이 딸을 낳은 나 자신도 자랑스럽다. 하루하루가 지나치게 진지하고 무겁지 않도록, 아이가 지금처럼 순간의 기쁨을 잃지 않고 춤을 췄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리 건강하고 행복하면 너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