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에 혼자서 터너 호수 근처를 산책했다. 덥기도 하고 춥기도 해서 땀이 났다가 말랐다를 반복했다. 그 뒤로 약간 코에 불편감이 오고 목이 좀 부은 느낌에 가래 같은 것이 낀 것 같아 하루에 몇 번씩 침을 뱉어 시원하게 비워줘야 했다. 아주 간혹 가다가 재채기 비슷한 것 같은 기침도 나왔다. 아침에 한국에 있는 임산부들 코로나 관련 블로그 글들을 읽다가 나도 혹시나 싶었다. 집에 있는 신속 간이 항원 테스트를 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오렌지 색 키트 박스
우리가 주로 가는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ant) 병원에서는 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신속 간이 항원 테스트를 무료로 나눠준다. 횟수는 제한이 없는 것 같고 갈 때마다 인당 1세트씩은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받아 온 테스트기의 이름은 <iHealth COVID-19 Antigen>이다. 상자를 하나 열고 사용설명서를 읽다가 유튜브가 빠를 것 같아 제조 회사에서 배포한 동영상을 보았다. 키트는 코에 들어갈 면봉과 시약 및 시약 통, 그리고 테스터기 이렇게 3 부분으로 나눠져 있었다. 방법은 쉬웠다. 먼저 시약 통에 시약을 뜯어 첫 번째 눈금만큼 넣는다. 그리고 면봉을 코에 넣으면 되는데, PCR 테스트처럼 깊게 넣는 것이 아니라 콧방울이나 조금 들어간 곳 정도만 문질렀다 빼도 충분하다고 한다(나를 포함하여 대부분 이 과정이 가장 공포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행히 이 키트는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하는 동영상 소개 부분이 아주 웃겼다). 그런 뒤 시약 통에 면봉을 넣어 코에서 묻힌 것을 알뜰하게 담아내고 테스터 기기에 3방울 떨어뜨린 뒤, 15분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알려준 데로 차근차근 따라 했다.
검사 면봉과 시약, 테스터기 이렇게 3개로 나눠져 있다
15분을 기다렸고 결과는 음성이었다. 다행이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에 임산부들은 참 고되다. 임신 그 자체 만으로도 제각기 몸의 변화도 심하고, 면역력도 억제된 상태라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해도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런데 사방에 만연한 코로나 바이러스도 차단해야 하니 말이다. 한국, 미국 의사들 모두 임산부들에게도 괜찮았다는 통계를 근거로 백신이나 부스터 샷을 기간 중 권장하고 있지만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장기 연구 결과는 없으니 곧대로 믿고 맞기도 쉽지가 않다. 나도 그런 이유로 부스터까지는 맞지 못하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오미크론 들어서는 확산력이 더 강해졌기 때문에 코로나에 걸린 임산부들의 블로그 글들도 자주 접하게 된다. 만약 임산부가 코로나에 걸린다면 보건소에 먼저 연락을 하고 해당 지침을 안내받아 전용 병실이 있는 곳으로 안내받는 것 같다. 화상 진료도 진행 중인 것 같고, 출산이 임박해 있다면 수용 가능한 대형 병원으로 가서 출산을 하고 있는 것 같고. 확진된 임산부들은 모두 이런 상황을 수용하면서 처방된 안전한 약을 먹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것이 나은 것인지, 어차피 이렇게 널리 퍼져서 걸리고 면역을 얻는 게 나은 거라면 임산부라고 해서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를 포함한 산모들과 호랑이 띠로 태어나는 아기들 모두 별 탈없이 순산하고 안전했으면 좋겠다.
iHealth COVID-19 Antigen 키트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유튜브 페이지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