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종종 싸운다. 그리고 그 싸움은 늘 비슷한 일들에서 시작된다. 그와 나의 차이는 서로를 매력적인 이성으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갈등의 원천이다. 둘이 잘 살기 위해서는 이 다름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기보다 상호 보완될 수 있도록 계속 대화하고, 표현하고, 조율해 나가야 하는데, 아직은 공력이 약해 툭하면 감정이 상한다. 우린 둘 다 재택 업무가 많기 때문에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살림과 일, 육아 등 비중 차이는 있지만 두 사람 모두 다 참여한다. 그러니 둘 다 모든 것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 나의 최선을 상대방이 알아주지 않을 때 혹은 그렇게 느낄 때 남편은 배신감에, 나는 억울함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 속내 들을 때 ‘지만? 나는? 나도!!’ 하는 억한 마음이 불쑥 치고 들어와 귀와 눈을 막고, 마음을 닫게 한다. 결국 과한 자기 연민에 빠져 상대를 인정하기보다 내가 인정받기를 원하게 되고, 그렇게 우리의 싸움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