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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Song Mar 08. 2016

커피에 의한 북유럽 강제 소환

커피로 기억하는 장소들과 기억들- 스웨덴. 핀란드

혹시 순간 집중력과 기억력의 반비례 관계를 아실려나?

나처럼 집중을 할때 몰아쳐 하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남들은 잘 모르는 오감 활용 기억법이란 것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항상 여행을 갈때면 밥먹고 배가 불러도 - 걷다가 다리가 아파도 - 술한잔 하려고 노천 카페에 앉았다가도 - 꼭 그 근처 지역의 커피 맛집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나면 항상 돌아온 뒤에도 그 누가 나를 위해 커피를 만들었던 기억과

그 향에 의한 그 장소와 그 날의 노선이 기억이 난다



이 날의 나는 걷느라 많이 지쳐 있었고,

그리고 자칭 스웨덴 커피 franchise 브랜드 라는

'Espresso House' 에 앉았을 때, 한 쪽 구석에서는 멋진 스웨덴 남성이 떼를 지어 앉아있었고

바리스타인 점원들은 너무 바빠 제대로 내 얼굴조차 쳐다볼 여력이 없어보였다 -

다른 구석에선 나와 같은 이방인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고 - 덥기도 했거니와 민망하기도 하고 뭇 잘생긴 남성들을 보니 설레기도 하여

덥석 아이스커피를 마시자마자 쫓기듯 나온 기억만 생생


두 번째로 묵었던 숙소의 주인은 예쁜 성냥곽을

가지고 있었다

airbnb를 통해 너무 맘에 드는 숙소에서만 운좋게 묵게되었는데

두번째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집앞의 빵가게 'Fabrique' 에 들러 거의 매일 먹다시피하던 시나몬롤과

역시나 또 커피 한잔 -

이 가게의 커피는 조금 연한감도 있었던 기억이 나지만 빵이랑 먹기에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여유부릴 틈 없이 먹고 마셨던 기억



어떻게 발품팔아 찾아간 명소의 작품보다

내 옆에서 커피마시던 커플과

그 앞에서 말없이 웃으며 커피를 타주던 사람들의 향이 더 생각나고 선명한지 -



넘쳐 나는 새우가 맛나보여 커피를 곁들였는데

그 넘쳐나는 새우들은 짰던 기억이 난다

커피는 어울리는 것보단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한 대피책 같은 역할로 마감...

Fotografiska 라는 스톡홀름에 맘에 드는 사진갤러리에서 더 맘에 들었던건 3층이었나?

넓직한 공간에서 연인이건 가족이건 쌍쌍이 앉아 담소 나누던 모습과 창밖으로 보이던 바다 냄새 같은 풍경 -


확실히 생각나는건 아주머니의 웃는 얼굴

날은 덥고 숙소 근처에 아이스커피는 없으려니

근처 카페 몇군데를 둘러보다가

안경낀 아주머니가 작은 가게 안에 있는 걸 보고 들어가서 아이스커피를 달랬더니 Sure! 라고 하더니

믹서기를 윙하고 쓰신다 왠 믹서기 라며 커피를 받아들고 마셨더니 살아생전 처음 맛보는 맛있는 아이스라떼!!!! OMG!!! Two thumbs up!!


다들 어색하게 나를 쳐다보고

'Drop coffee' 두번째 숙소 근처이자 친한 언니의 추천으로 일부러 들린 카페 -

특히나 햇살 내리쬐는 가게 앞에 앉아있던 한 남자가 지나가던 여자들의 몸매를 썬글라스를 통해 잘 훑어 보던 기억 -

그리고 그 뒤에 앉아있던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씍-



혼자 하는 여행은 이틀에 한 번은 지치고

혼자 화장실 가기도 힘들고 -

한 자리를 혼자 오래 차지하기도 미안하지



다리가 아픈데

비둘기가 앞에 떼로 앉아있고

위가 아파서 커피는 그만 마셔야 하는데

애꿎은 쥬스와 티로 시간 떼우기가 아쉬워

결국 다시 시킨 커피와 시나몬롤 - 혼자 하는 여행은 가끔 외롭더라


Kappeli 카페는
햇볕 풍부한 한 여름에는 모든이를 맞아주는
관대한 그림자

또다시 유리잔에다 담아준 따뜻한 라떼

한 테이블을 나눠 앉고서 작은 무대에서 하는 음악을 들으며 옆자리 마실 나온 아주머니들의 대화에 끼어 함박 웃음 짓다가

문득 한국에 있는 내친구들과 우리동네 맛집 커피공방 커피향이 생각났던 기억이.....




혼자 앉아있다보면

요런 쌍쌍이 모인 풍경이 눈앞에 있지만 남의 일들 처럼 부럽기만 한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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