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Chiang khong Apr 18. 2022
미키의 배가 또 불러오고 있다.
신랑인 왕눈이는 오늘도 미키 옆에 바짝 붙어서
다가오는 앵두의 접근을 칼같이 막아내는 중이다.
아.... 이번엔 또 얼마나 낳으려나...
몇 달 전 동네 마트에서 플래티 2마리를 입양해왔다.
꼬리에 미키마우스 얼굴이 있는 미키마우스 플래티와
새빨간 색깔이 고운 삼각 플래티였다. 각각 미키와 앵두라고 이름 지어줬다.
구피와는 다르게 통통하니 금붕어 같고 짜리 몽땅한 게 귀여운 맛이 있었다. 해서 범블비 플래티라는 헬멧 플래티와 복숭아빛이 이쁜 피치 플래티도 입양해왔다.
둘은 각각 왕눈이와 이쁜이로...^^;;
넷다 수컷이니 구피처럼 마구 치어를 낳아 분양하느라 고생은 안 하겠지 싶어 느긋해하고 있었는데....
서서히 미키의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다....
아뿔싸!
미키는 암컷이었다......
먹성 좋은 미키는 성격이 남달리 예민한 안시 쭙쭙이 만큼 커져갔다. 그도 그럴 것이 먹이를 뿌리면 호이짜 호이짜 이리저리 슝슝슝 날아다니며 모조리 먹어치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달을 주기로 부지런히 임신했다.
두 번째로 큰 왕눈이보다 1.5배는 커진 미키는 (원래 플래티는 암컷이 더 크다) 치어도 숨풍숨풍 무섭게 낳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눈에 불을 켜고 숨어있는 치어들을 옴팡지게 먹어댔다. 그 큰 입으로 덥석 덥석 먹어대며 눈을 떼굴떼굴 굴리는데 좀 정나미가 떨어졌다.
그래서 두 번째는 치어들을 따로 며칠간만이라도 부화 통에 넣어놨더니 개중에 5마리가 살아남았다. 은연중에 아빠인 왕눈이처럼 까만 무늬가 이쁘게 생겨나길 바랬는데 지 애미를 똑 빼다 박은 작은 미키들만 바글바글해졌다......
이번이 3번째 임신이다.
날이 갈수록 통통해지고 배가 각지면서 새하얀 산란관이 나올 것이다. 그러면 이 식탐 대마왕은 여과기 뒤에나 붕어마름 사이에서 멍을 때리며 치어들을 낳고 또 낳겠지.
(그리고 먹고 또 먹은 후 새까만 똥을 달고 다닐 것이다)
나는 이번엔 두 눈 질끈 감고 그냥 죽죽살살 할 참이다.
죽을 녀석은 죽고 살 녀석은 사는 대자연의 힘에 맡기련다.
다짐은 하고 있는데 배가 오동통한 귀여운 치어들이 태어나면 또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키는 투명한 지느러미를 쉴 새 없이 흔들며 나를 쳐다보고 있다. 쭙쭙이 에게는 큼지막한 애호박을 두덩이나 젓가락에 꿰어 줬으니 당분간은 잠잠할 테고. 미키는 방금 먹은 게 금세 소화가 된 건지 또 배고픈가 보다.
어림없다, 요놈.
나도 야식을 참고 있는 판에.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