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수의 노예
환수.
고여있는 어항의 물은 반드시 새물로 갈아줘야 한다.
물론 무환수 어항도 있지만 나처럼 초보자는 그 아슬아슬한 균형을 맞출 수가 없다.
"그냥 날아가는 물만 보충해줘도 잘 살더라고요!"
하는 사람은 정말 고수이거나 아니면......
이 환수의 양과 주기에 대해선 열이면 열 각자 모두 다르다.
어항의 크기,여과기의 종류나 갯수, 물고기의 수, 먹이의 양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먹이 먹는게 이뻐서 많이 주는 사람은 그만큼 물고기들이 똥도 많이 싸고 남은 먹이 찌꺼기도 많이 쌓일테니
자주 환수해줘야 한다. 그러나 조금 먹이를 주면 자주 환수를 안해줘도 되느냐. 그렇지도 않다. 말했지만 고인 물은 서서히 썩어간다. 환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나같은 경우는 물고기들이 많은 작은 어항은 하루나 이틀에 한번 30프로씩 환수를 한다.
탱크항인 이 어항은 내 바로 코앞에 있어서 똥이 보이는 족족 뽑아주고 스펀지 여과기 2대와 콩돌까지 돌리며 수초와 스킨답서스도 키우지만 나는 꼭 자주 환수를 해준다. 뽕잎을 주거나 냉동 브레인을 준 날은 하루에 2번 환수해준적도 있다. 똥쟁이 애플스네일 5마리와 안시가 끊임없이 똥을 죽죽 뽑아내기 때문이다.
큰 어항은 다르다. 큰 어항은 작은 어항보다 크지만 물고기 수가 적다. 그리고 알비노라서 예민한만큼 수질관리를 생각해서 먹이는 조금만 준다. 해서 3일에 한번씩만 환수를 해주는 편이다.
환수를 할때는 우선 어항의 전원을 내린다. 멀티탭을 완전히 꺼주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항에 넣어둔 히터가 공기중에 노출되어서 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후 수이사쿠 사이펀으로 흑사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똥찌꺼기나 먹이들을 쭉쭉 빨아들인다.(탱크항인 경우는 더 쉽고 소일일 경우는 분진이 날리지 않게 조심조심 해줘야 한다) 맨처음 수이사쿠 사이펀을 쓸때는 정말 고생했다. 유튜브도 보고 블로그글도 보며 계속 연습한끝에 이제는 어항에 대롱을 넣고 몇번 흔들어 물을 끌어오는걸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꼭 바보 구피들은 먹이 주는줄 알고 대롱속으로 쑥 들어오는데 이럴때는 호스를 손으로 꾹 눌러서 압력을 떨어뜨려 구피를 밖으로 몰아 내야 한다. 이 기술도 수없이 대롱속으로 들어온 바보구피때문에 많이 연습한덕에 이젠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주의할 점은 계속 뽑아내는 물의 양을 체크해야 한다는 거다. 안그러면 물이 넘쳐 방바닥이 순식간에 호수가 될 수도 있다. 그게 싫다면 호스를 길게 연결해서 화장실로 바로 빠져나갈 수 있게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수돗물을 (24시간 정도 통에 담아 둬서 염소를 날린물) 어항내 물 온도랑 맞춰서 넣어주면 끝. 간단하쥬? ㅎㅎ
그러나 소심한 나는 왠지 그냥 두면 염소가 안날라갈것만 같은 느낌에 꼭 콩돌을 세게 돌려준다.
그 전에는 물갈이제도 넣어줬다. 지금은 어차피 염소가 날아간 물에 물갈이제까지 넣는건 불필요해서 안하지만 급하게 물을 쓸때는 물갈이제를 넣고 3~4시간 콩돌을 돌려 쓰는 편이다.
될 수 있으면 병에 안걸리고 수명을 다할때까지 키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보다 더 완벽하게 해주는 분들도 너무너무 많다. 나야 이제 겨우 7개월 조금 넘게 물생활을 해봤을 뿐이다. 하지만 수많은 구피들을 용궁으로 보내며(?) 뼈를 맞듯이 터득한 작은 노하우는......
모든 병은 물에서 온다, 고로 수질 관리에 정말 힘써야 한다.
뿐이다. 물이 전부다. 아가미로 호흡하는 구피에게는 정말 물이 전부다.
사람이 썩은 공기를 마시면 금방 병에 걸리고 죽듯이 구피도 깨끗한 물속에서 살아야 건강하다.
환수는 힘들지만 끝낸후 뭔가 더 활기차게 움직이는 물고기들을 보면 좀 뿌듯한 마음이 든다.
그맛에 오늘도 환수를 한다. 그리고 언젠가 돈이 비처럼 내려 내 온몸을 적셔오는 날이 오면 자동환수시스템을 갖추고 싶다. 그때까지 힘내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