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엄마 인생에 더 이상 입원은 없어

흔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 법

by 손송민


엄마는 강하다


은총이가 다섯 살이 된 지금,


나는 단 한 번도 입원하지 않았다.


100일 때의 마지막 입원 이후로


감정의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그것을 다스려왔다.


이제는 병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안다.





가끔 봄과 가을이 오면 마음이 붕 뜬다.


햇살이 유난히 밝은 날이면,


내 안의 리듬이 조금 빠르게 뛴다.


그게 경조증의 신호다.


이제 나는 그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다.


수면이 줄고, 음악이 귀에 더 크게 들리고,


가사에 빠지고, 글을 쓰고, 꽃을 산다.


친구들에게 먼저 연락하고,


세상이 너무 반짝거려서 잠들기 싫어진다.


그럴 때 나는 안다.


지금은 내 마음이 하늘로 떠오르는 중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내려앉힌다.


운동을 하거나 청소를 한다.


머리가 아니라 몸을 쓰는 일이 제일 좋다.


몸이 지치면 결국 잠이 찾아오니까.


잠이 줄면 조증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6시간의 수면 룰’을 만든다.


2시간밖에 못 자면 추가 약을 먹고,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4일쯤 지나면 기운이 빠지고,


다시 잠이 찾아온다.


그때부터가 회복의 시작이다.





그다음은 반대로 우울삽화의 시기다.


이번엔 잠을 너무 많이 잔다.


몸이 무겁고, 식욕이 과해진다.


과자 한 봉지를 비우고,


TV를 켜둔 채 소파에서 잠이 든다.


그렇게 하루가 녹아내린다.


하지만 아이 덕분에


나는 완전히 가라앉을 수 없다.


아이의 하원 시간에 맞춰 일어나야 하고,


밥을 차려야 하고,


놀아줘야 한다.


마음은 무겁지만, 책임이 나를 일으킨다.





조울증은 완치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입원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게 나에게는 완치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제 나는 내 딸을 지켜야 한다.


사랑해야 할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나를 살게 한다.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엄마 인생에 더 이상 입원은 없어.”


“엄마는, 진짜 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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