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함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지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글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나중으로 미뤄뒀던 것도 2주.
합격의 기쁨도 잠시 간사하게도 목표를 이루니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성취를 이뤄내는 순간 기쁨보다는 공허가 찾아오고 다음 목표를 또 찾아 나서는 나는. 평생을 무언가를 찾아다니며 내 속을 채우려 할지도 모른다.
소설이 쓰고 싶어 요 며칠간 구상을 하고 시놉을 짜고 공을 들이고 있었는데 들인 시간이 늘어날수록 완벽하게 해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쉽사리 첫 시작을 못 하고 있다.
내가 쥐고 있던 활자에 먼지가 쌓여가고,
나의 내적 세상은 색을 잃어간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며 대학교 동기가 시험기간에 자주 하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모든 걸 다 쥐려다가 다 놓칠 것 같아 작은 성공부터 해보기로 했다.
책상에 앉아 몇 시간이고 집중한 글 보다 이동하는 지하철에서 가볍게 쓴 글이 더 잘 써지는 건 무슨 연유에서 인 걸까.
모든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그것을 사랑하는 만큼 힘 조절이 필요하다. 힘을 빼고 긴장을 늦출 때 비로소 본연의 모습이 나온다.
그러니 작은 시도, 작은 성공부터 차근차근할 것
- 춘천가는 지하철에서, 문득 떠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