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타령, 에세이도 소설도 뭣도 아닌 무언가
환기를 시키려고 열어둔 창문 새로 어스름히 떠오르는 해가 방안을 비췄다. 눈을 감으면 당신이 내게 해주었던 사랑이 떠올라서 그 따스함이 그리워서 그저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날 어루만지던 손, 사랑이 넘치던 눈, 예뻐해 주던 입.
아 - 이렇게 사랑받다가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혼자여도 좋으니 네 좁디좁은 어항에 나를 가둬두기를 바랐다. 너의 먹이를 먹고, 너의 예쁨을 받으면서 살고 싶었다. 그렇게 비닐봉지 안에 담긴 물고기가 되어서 너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누군가를 완전하게 의지하는 것이 두려워 깊어지는 사랑에는 늘 도망쳤다. 이 공허함은 애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대로 맘속에서 도려내 망각하려 든 벌이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 아니라고 속단했다. 하지만 그 안정감마저도 사랑이었음을. 늘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게 어리석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쩔 때는 미친 듯이 황홀한 기분에 취해 모든 것이 내 것 같고, 어쩔 때는 세상이 나를 등져버린 것만 같아서 끝없이 추락한다.
꼬리 자르기를 하는 도마뱀처럼 마음이 힘들면 사랑을 제일 먼저 버렸다. 사랑이 나를 끌어올리는 줄도 모르고. 붙잡는 손을 뿌리치고 어둠속으로 끌려가면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꼴이라니.
술기운을 빌려 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담아 신호음이 가기를 두 번, 끊기를 두 번.
곧이어 휴대폰에 뜬 네 이름 석자에 땅이 무너진다.
늘 쉽게 져준 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늘 먼저 손을 내밀어주던 당신이었다.
그냥 좀 보고 싶었어요. 그게 다예요.
이런 말을 하면 세상에 그냥이 어디 있냐며 또 투덜거리겠지만.
그냥 그게 다예요. 보고 싶었어요.
전개보다는 감정 표현을 중심적으로 하는 소설을 쓰려고 하였으나 에세이도 소설도 뭣도 아닌 무언가. 장면 연습 겸 일단 썼으니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