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 : 신입직원의 최종스킬
3. 신입직원의 최종스킬
그니까 우리 무기 건들지 말란 거지? 김부장의 지독한 편들기에 화가 났다. 부장님 눈에는 개고생 하고 있는 둘이 안 보이시는 건지. 회사가 어떻게든 굴러가니까 잘 굴러가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 돌을 누가 밀고 있는지 관심도 없으면서.
입사 이례 처음으로 상사에게 대들었다. 지금 직원들 퇴사하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셋밖에 안 되는데 인증도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빨리 제 몫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냐며- 업무의 분배에 대해 얘기했지만 김부장은 빨리 하려고 하면 도망간다며-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주장을 했다.
결국은 1차전에서 지고 말았다. 대리님이 자기가 더 고생할 테니까 천천히 교육시키자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며 나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김부장과 같은 말을 했지만 내가 넘어간 이유는 단지 대리님이라서. 대리님은 손해를 혼자 짊어지려고 했다. 헌신적이었고 인내에 대한 역치가 높은 사람이었다.
그래 요즘 사회에서는 미련한 사람. 나도 미련한 사람 이어서일까. 분명 고생할게 뻔히 보이는데 그걸 다 감내하겠다는 대리님의 모습에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말았다. 그렇게 일이 몰리게 되었고 한번 밑 빠진 독에서는 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어느 날 점심에 김쌤(데스크 직원)이 나를 찾았다. 주임님,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로 시작하는 이무기씨에 대한 불평불만.
교대로 점심을 먹기 때문에 휴게시간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는데 결국 우려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다. 데스크는 둘이 함께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많은 배려가 필요한데 김쌤은 이무기씨가 먼저 어겼다고 생각해서 말을 했고 이로 인해 다툼이 조금 있었다고. 제일 호흡이 맞아야 할 데스크가 삐걱거리니 업무에 지장이 생겼다. 둘이 소통해야 할 문제를 각각 나랑 소통하고 있으니 (저 빼고 대화해 주세요) 정말 손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에 정신줄을 놓았던 게 화근.
정말 사소한 것 하나였다. 본래 업무에 데스크 일까지 겸하게 되어서 시간이 부족해졌고 그래서 쉽고 간단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무 하나를 이무기씨에게 부탁했다.
그 주 토요일에 이무기씨는 대리님과 근무를 하면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더라.
이무기 : 저는 아무래도 여기까지 인가 봐요. 퇴사하겠습니다.
대리님 : (망했다- 바로 부장님 콜)
부장님 : (어리둥절) 뭐? 퇴사? (황급히 차 시동을 걸며)
'이무기씨'가 '퇴사'스킬을 사용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밀린 업무 때문에 일요일에 출근했던 나는 이 소리를 듣자마자 짜증이 났다. 이제는 정말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이무기씨와 독대를 해야겠다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