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 live the King, Godzilla!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단평

by 송희운

※ 이 리뷰에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의 결말에 대한 내용 및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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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인간들이 만들어냈지만, 인간들이 불필요한 괴수들의 이야기이다. 전편 <고질라>에서는 일본 영화의 주요 캐릭터인 '고질라'를 할리우드 영화 속으로 불러오기 위한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놨다면, 이미 모든 배경이 다 설명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서는 이러한 부연 설명을 과감하게 넘겨버리고 괴수들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서사는 당연히 빈약할 수밖에 없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간들의 서사는 단순히 고질라와 다른 괴수들 간의 전투를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를 기도라 첫 등장 씬에서부터 망설이지 않고 드러내는데, 제 때에 맞춰 탈출하지 못한 주인공 일행들 앞에 나타난 기도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과 괴수 간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이후 등장한 고질라와의 격투신을 바로 보여주며 인간의 시점으로 본 괴수들 간의 결투를 스펙터클 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면서 블록버스터의 어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괴수들 간의 전투 속에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캐릭터가 있다 하더라도 영화는 이를 상세하게 다루지 않는다. (갑자기 화면 속에서 샐리 호킨스가 맡은 비비안이 사라져서 그냥 단순히 안 보이는 것인가 했는데, 다음 장면을 보고 비로소 죽은 줄 알았다.) 단 예외가 있다면 세리자와 캐릭터일 텐데 이 캐릭터의 엔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이유는 할리우드가 자신의 모태가 되어준 영화를 만들었던 일본에 대한 나름의 대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예외를 제외하고는 영화는 인간들의 죽음에 대해 놀라우리만치 무관심하며, 인간들은 그저 괴수들의 등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로서만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사실 마지막 격투신을 위한 영화라 할 수 있다. 고질라 VS 기도라의 구도가 형성되고 이후 모스라 VS 로단의 구도가 이뤄지는 마지막 결투씬은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보여주고자 한 스펙터클의 절정이다. 두 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 동안 관객들이 기다려왔을 스펙터클을 보여주기 위해 인간들은 다시 한번 괴수들의 전투 한가운데 놓이고, 영화는 적절하게 인간들의 시점과 버드 아이 뷰를 오며 가며 전투의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그렇기에 마지막에 기도라가 다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다가 고질라가 기도라의 목을 삼키며 압도적으로 이기는 장면에서는 모든 관객들이 영화 속 인간들이 아닌 고질라에게 완전히 이입되어 자기도 모르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스펙터클의 정점을 보여주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에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하나는 모스라의 분량이 너무 적다(첫 장면부터 중반까지 기대감 잔뜩 몰아줘놓고...)는 것과 다른 하나는 차라리 엠마 캐릭터를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푸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이런 아쉬운 점을 뒤로하더라도,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고질라가 꼬리에서부터 에너지를 끌어모아 빔을 발사하는 모습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하고, 마지막 엔딩에서 모든 괴수들 위에 서서 정점으로 군림하는 '고질라'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Long Live the 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