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피플즈]에 대한 짧은 단상
※ [어글리 피플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수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네이버 웹툰.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자주 보이는 주제는 바로 ‘외모지상주의’이다. 직접적으로 ‘외모지상주의’를 다루고 있음을 드러내는 [외모지상주의] 뿐만 아니라 [마스크 걸], [내 ID는 성형미인], [어글리 피플즈] 등등. 외모지상주의 웹툰을 다루는 대부분의 웹툰들은 ‘외모’가 가장 큰 힘으로 추앙되는 사회 속에서 그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자기 자신을 바꾸거나 혹은 바꿔야만 했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웹툰들은 실제 우리 삶과 닮아 보이는 유사 사회를 통해 그 속에서 인간들이 ‘외모’라는 외적인 가치로 인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해질 수 있는지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웹툰 딱 하나를 제외하고)
[어글리 피플즈]의 주제도 ‘외모지상주의’를 벗어나지 않는다. 단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웹툰들이 주인공 자신의 외부를 바꾸려고 애쓴다면, [어글리 피플즈]의 주인공인 규창은 자신을 제외한 이 세상 모든 이들의 외모를 바꿔버린다는 것이다. 못생긴 외모를 갖고 있는 주인공이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세상 속에 대해 분노한다는 다소 흔해 보이는 스토리에 [어글리 피플즈]는 다른 어떤 주인공보다도 내적으로 뒤틀린 심리를 갖고 있는 주인공을 집어넣는다. 이 뒤틀린 마음을 갖고 있는 규창으로 인해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끔찍하게 바꿔버린 것처럼 [어글리 피플즈]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세상 속에서 많은 차별과 무시를 당해온 규창. 규창의 내면은 이로 인해 몹시 뒤틀려 있었고 이렇게 내면적으로 뒤틀린 주인공 앞에 모든 것을 이뤄질 수 있는 ‘신’이 나타난다. ‘신’이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고 말한 순간, 그가 반신반의하면서도 제일 처음 먼저 빌었던 소원은 바로 자기가 좋아하는 민영과 사귀는 잘생긴 민호의 얼굴을 흉측하게 바꿔 달라고 한 것이었다. 이로 인해 민호를 대하는 주변인들의 태도는 순식간에 역전된다. 민호의 잘생긴 외모를 보고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를 떠나가고, 오직 여자 친구만이 남아 그 자리를 지킨다. 이 모든 원흉인 규창은 주변인들의 변한 태도를 보고 그들을 몹시 혐오하면서도, 민호의 외모가 변해도 그의 곁에 남아있는 민영을 보고 그것을 가식이라 생각한다. 규창은 결국 민영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이야기하고, 규창을 대하는 민영의 태도는 순식간에 돌변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지만, 규창은 모든 이들이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피해의식에 더욱 사로잡힌다. 결국 그는 신에게 두 번째 소원으로 “세상 사람들을 다 흉측하고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 그것도 어떠한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되돌릴 수 없게.”라고 빌고 만다.
잔인하고 무서운 웹툰 속에서도 어떤 장면에서 보이는 묘사로 인해 소름 끼치는 순간들은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어글리 피플즈]가 유난히 더 소름 끼쳤던 이유는 여러 분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존재한 순간에도 자신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인간이 어디까지 끔찍해질 수 있을지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피해의식으로부터 생겨났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못한 규창은 자신의 마음속에서만 있었던 지옥을 ‘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화시켜버린다. 규창에게는 분명 다른 보기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실제로 규창은 두 번째 소원을 빌기 전, 신에게 이와 같이 질문을 한다. ‘세상에서 외모지상주의를 사라지게 하는 것도 가능한가요?’ 여기에 ‘신’은 물론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그것을 소원으로 빌겠냐고 물어본다. 규창은 이에 대해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두 번째 소원을 빈다. “세상 사람들을 다 흉측하고 못생기게 만들어주세요. 그것도 어떠한 후천적인 노력으로도 되돌릴 수 없게.” 신은 규창에게 잠깐 이유를 물어보지만 거의 바로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 뒤 신은 그저 말없이 가만히 있지만, 곧바로 그 소원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 온다. 그것은 세상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끔찍한 비명소리이다.
이 웹툰의 가장 비극적인 점은 규창만이 아니라, 규창을 포함한 대부분 주변인들이 기본적으로 악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규창의 외모로 인해 그를 무시하던 여직원들, 규창의 외모로 인해 규창의 실수를 더욱 혼내는 상사 등. 외모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회 속에서 철저하게 규창을 무시하고 외면한 사람들이 더욱 끔찍한 규창을 만들어냈다. (물론 이런 현실을 만들어버린 것은 규창 자체가 뒤틀린 것도 가장 크겠지만). 규창이 만들어낸 새롭고 끔찍한 세상은 모든 이들이 더 이상 행복하지 못하게 만든다. 단순히 못생긴 것이 아니라 끔찍한 흉측한 외모로 평생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모든 이들은 절망한다. 사람들은 끔찍한 고통을 견디고 애쓰면서 자신의 얼굴을 바꾸려고 하고, 특히 규창의 직장 동료 중 한 명은 죽을 것만 같은 고통을 견디고 성형수술을 강행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고통에 대해 아무도 공감하지 않고, 그녀의 행동 자체를 가십거리로 만들어 버리며 결국 그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끔 만든다.
이 정도라면, 규창의 소원을 들어준 ‘신’이라 불리는 인물은 ‘신’이 아니라 ‘악마’가 현신한 것만 같다.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면들 중에서도 가장 악한 면들만 골라 끌어내어 그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게 하는 ‘신’. 사실 ‘신’이 아니라 규창이 그런 선택을 하리라는 것을 알고, 그가 잠깐 보인 호의를 이용해서 세상을 끔찍하게 만든 악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글리 피플즈]에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모습은 참혹하다. 작가가 설정한 [어글리 피플즈]라는 제목은 사람들의 외면적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의 내면 속 추악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이 웹툰은 어떻게 끝을 맺을까.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을 보았을 때, 이 이야기가 희극이 아닌 비극으로 끝나리라는 것은 이 웹툰을 보는 사람 모두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 전혀 예측이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이 이야기가 얼마나 비극적으로 끝날지, 그 비극의 끝에서 주인공은 얼마나 흉측하게 변모할 것인지 그 끝이 가장 기대되면서 가장 두렵기도 한 웹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