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에 대해 잘 몰랐던 날들

'나의 작은 반려 쥐에게' 세 번째 이야기

by 송희운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햄스터, 기니피그에 대해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개념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았었다. 그 동물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특징에 대해 공부를 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내가 키우던 기니피그, 햄스터들에게 그 당시 내 기준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그 시절을 돌아본다면 변명할 여지없이 열악한 환경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햄스터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목놓아 외치는 1 햄스터 1 케이지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전혀 몰랐었고, 햄스터가 물 목욕이 필요하지 않은 동물이며, 암수를 분리해서 키워야 한다는 것도 제대로 몰랐었다. 더군다나 아주 어린 시절에는 기니피그를 그저 골든 햄스터보다 약간 더 큰 햄스터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모르는 것도 일종의 죄라고 했던가. 난 그들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었다.


햄스터나 기니피그의 경우 키우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키우게 되는 계기 중 하나는 바로 가격대가 높지 않게 책정되어 대형 마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대형마트에 있던 기니피그, 햄스터들을 데리고 왔었다. 대형마트 혹은 아주 옛날 청계고가도로가 있던 시절 애완동물을 파는 곳에서 동물들을 데려오고는 했는데, 이런 곳은 대부분 각 동물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환경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곳이 아니었기에 특히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동물들이 병에 쉽게 걸릴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첫 번째로 데리고 온 기니피그도 집으로 데리고 온 뒤 계속 설사를 하다가 온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나기도 했고, 이후 이마트에서 데리고 온 기니피그는 한쪽 귀에 곰팡이 같은 병이 걸려서 꽤 오랜 시간 동안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어야만 했다. 이 기니피그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계속 병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기니피그를 데리고 오는 데 들었던 비용보다 병원비가 훨씬 더 많이 나가자 내가 들었던 생각은 '괜히 이 애를 데리고 왔나, 다른 애를 데리고 왔었어야 했나'하는 생각이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닌, 왜 다른 것으로 고르지 못했을까 하는 '대체하기 쉬운 소모품'을 대하는 마음이었다.


구하기 쉬운 만큼 쉽게 마음이 사그라든다고 했던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기니피그와 햄스터들은 너무나 쉽게 유기된다. 작은 생명이라고 얕잡아보고 데리고 왔다가 생각보다 많은 사육비와 병원비가 들어서 도로나 화단 이런 곳에 그대로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고, 작은 생명이라서 자기에게 위해나 위협을 가하지 못하니까 온갖 잔인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고는 해도, 부끄럽지만 나도 그런 무지한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목욕이 필요 없는 햄스터에게 깨끗하게 해 준다는 명목으로 목욕을 해주기도 했고, 야행성인 햄스터의 쳇바퀴가 시끄럽다고 밤에 잘 때 쳇바퀴를 떼어내고 자기도 했다. 아무리 어린 시절 했던 일들이라고 해도, 나 자신도 이것을 입 밖으로 내어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지 알지만 그래도 이것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 경험을 통해서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쉽게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기하거나 학대하거나, 이러한 행동 이면에는 인간의 생명보다 설치류들의 생명이 하등 하다는 무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작고 약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명의 무게도 가벼워지는 것인가? 햄스터와 기니피그, 수많은 설치류들도 저마다 종의 특징이 있고, 각 개체마다 서로 너무나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자기 자신이 햄스터에 대해 공부를 먼저 하지 않았으면서 햄스터는 서로 물어뜯어 죽이는 잔인한 동물이라고 말하고 원래 울음소리로 의사표시를 하는 기니피그에 대해 잘 모른 채, 기니피그의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갖다 버린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 권리들과 조건이 있는 것처럼 햄스터, 기니피그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들이 최대한 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생명에 대한 무지함은 결국 살아있는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죄에 가깝다.


잘 모르면 공부하고 배워 나가는 것. 그것이 내가 작은 동물들을 만난 뒤에 뼈저리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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