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악마가

[타인은 지옥이다] 웹툰에 대한 짧은 단상

by 송희운

※ [타인은 지옥이다] 웹툰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는 '스릴러'라는 형식에서 시작하여 '공포'로 끝을 내는 웹툰이다. 극 초반에서부터 시작되는 신경질적인 분위기는 처음에는 주인공이 단순히 이들을 오해하여 예민하게 구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조금씩 극이 진행되면서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게 될 때 독자들은 웹툰을 볼 때 느꼈던 불쾌한 감정의 이면이 무엇이 가려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공포'이다. 낯선 것에 대한 공포로부터 오는 감정은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마비된 이성, 모든 것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마주친 끔찍한 현실은 주인공을 더 이상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든다.


고시원이라는 좁은 공간적 특성만이 인간을 비이성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 본연에 내재되어 있는 악이 이들을 악마로 만든다. 이러한 악마성은 단순히 한 인간에게만 구분되어 존재하는 특별한 것이 아닌 잠재되어 있는 인간의 본성을 끄집어내어 마치 전염병처럼 서서히 퍼져나가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멀쩡하고 평범한 사람이었던 주인공은 자신이 모르는 사이 이들의 '악'에 잠식당해 마지막 엔딩에서처럼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지옥을 살아가게 만든다.


두 가지 트랙으로 전개되는 '타인은 지옥이다'는 하나는 고시원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하나는 주인공이 고시원이 아닌 사회 밖에서 겪는 일들을 상세하게 보여주며 주인공의 일상이 어떠한 방식으로 무너지는지 단적으로 드러낸다. 평범하고 무난한 사람이었던 주인공은 끔찍한 일을 겪고 난 뒤 이성이 마비된 채 자신의 직장에서 인간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서고 순간적인 분노와 폭력을 참지 못하고 폭발시키며 자신의 상황을 타개하려 한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결국, 나와 다른 타인에게 존재할지도 모르는 지옥을 보여주면서 평범했던 한 인간이 지옥을 지난 뒤, 자신도 모르게 그 지옥에 동화되어 버리는 인간의 '약함과 악함'을 주목한다. 그렇기에 한 인간에게서 다른 인간으로 퍼져나간 '악함'은 인간의 내면이든, 인간의 외면이든 언제까지고 이 땅에서 존재하는 '무간지옥'이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시대를 읽지 못한 그에 대한 '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