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일기 #4
오늘은 드디어 2학년이 된 아이의 첫 등교 날입니다.
휴직 중인 아빠와 처음으로 등교를 함께하는 날이기도 하지요.
저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고, 이전에 가끔 쉬는 날 아빠가 데려다주던 기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는 듯합니다. 아이도 어색한 기분을 풀고 싶었는지 괜스레 한마디 건넵니다.
"아~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휴직했으면, 아빠 출근한다고 막 놀릴 수 있는데!"
저도 지지 않고 아이의 장단에 맞춰줍니다.
"아니, 그럴 일 없거든? 이제부턴 무조건 아빠랑 갈 거야~"
먼저 출근하는 아내에게 문 앞에서 "잘 다녀와~" 인사를 건네는 시간이 어색하기도 하고, 사실 미안하기도 합니다.
1년 동안 오롯이 가정의 수입을 담당해야 하는 아내의 부담감을 잘 알기에 괜히 더 농담을 던져봅니다.
우리 집 '김은희 작가님'이라고요. 아내 덕분에, 저는 오늘부터 '신이 내린 꿀팔자'를 살아보렵니다. ㅎㅎ
8시 20분. 개학의 설렘 때문인지 아이는 평소보다 더 일찍 나가자고 재촉합니다.
아이와 함께 차에 타고 집을 나서는 시간이 참 새롭습니다. 본인이 길을 다 안다며 "저기서 좌회전, 저 앞에서 우회전!" 하고 아빠에게 학교 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녀석이 대견합니다.
일부러 "그다음엔 어디로 가?", "어디서 세워줘야 돼?" 물어보며 짧은 등교 길을 함께 다녀왔습니다.
아이를 내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참 낯설기만 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웬일로 이 시간에 왔어?"라는 표정으로 반겨주는 강아지와 잠시 놀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내가 입력해둔 미션대로 흰 빨래에 베개 커버 4장을 추가해 세탁기를 돌리고, 다 마른 빨래는 정리해 옷장에 넣어 둡니다.
앞으로는 익숙해져야 할 일상이 되겠지요. 조금 이따가는 청소기도 돌려야 하니, 3월의 첫 등교 날은 은근히 할 일이 많네요.
휴직 전에는 아이 학교 보내면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막상 아이를 보내고 나니 "아.. 이제.. 뭘 해야 되지?" 하며 혼자 어색함 속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 글이라도 쓰자" 하며 일단 아무 말이나 적어보고 있는 지금입니다.
오늘 하교 시간에는 강아지와 함께 아들을 마중 나갈 생각입니다.
아들의 손을 잡고 느릿느릿 걸어오는 그 시간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새로 만난 친구들은 어땠는지,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인 것 같은지 하나하나 물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아빠의 오늘 하루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아침에 뭘 하며 어떤 기분으로 시간을 보냈는지, 아빠에게 궁금한 건 없는지도요.
사실 휴직하며 1년 동안 꼭 지키고 싶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책 많이 읽기, 운동 꾸준히 하기, 글 꾸준히 쓰기'
어느새 운동과 멀어지다 보니 체중도, 건강도 조금씩 나빠졌습니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다시 몸을 돌봐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는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언젠가는 뭔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막상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아 계속 미뤄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글을 잘 쓰려면 결국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책 읽기도 함께 다짐하게 됐고요.
이것만큼은 무조건 지켜보려 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휴직을 하며, 혹은 새로운 시작을 하며 다짐하신 것들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그 다짐을 여전히 잘 지키고 계신가요?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지만, 매일 새로운 삼일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휴직의 시간을 뜻깊게 보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