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일기 #5
학교는 이미 개학했지만 아빠인 저는 여전히 신학기 준비로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준비를 해놨지만 역시나 부족한 준비물들과 학교에 보내야 하는 각종 문서들이 있기 마련이죠.
아내는 각종 서류를 챙기고, 글씨를 못 쓰는 저는 몸으로 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어느 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서 운동 겸 일부러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이소까지 뛰어갔습니다.
3km를 달려 도착한 다이소에서 아이가 필요한 준비물들을 담으면서, 혹시나 몰라 아내에게 사진으로 "이거 맞아?" 확인을 받습니다. 필요한 걸 전부 사지는 못했지만 일부를 챙기고 다시 집까지 뛰어서 돌아옵니다.
제발 잃어버리지 말고 오래 쓰기를 바라며 이름이 인쇄된 스티커를 하나하나 붙인 준비물들을 챙깁니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나면,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됩니다.
아침 등교를 준비하는 시간은 언제나 아들과의 기싸움이 벌어집니다. 1분이라도 더 늦게 가려는 녀석과, 제시간에 나가야 하는 저의 싸움이지요.
하루는 결국 아들에게 짜증 섞인 큰소리를 치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시간이 되었으니 패드를 끄고 나가자고 말했지만 녀석은 "1분만 더 할게", "이번 판만 끝내고 끌게" 하며 시간을 끌었거든요.
불만스러운 표정, 눈물 가득한 눈. 억지로 가방을 메고 신발을 신고 문을 나서는 녀석을 보니, 제 자신이 한심해졌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그리고 차에 타서 한동안 아무 말도 없이 어색한 공기만이 감돌았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내기를 슬쩍 제안합니다.
"아들! 우리 학교 앞까지 언제 도착할지 내기할까?" 다행히 녀석은 내기를 제안한 아빠 마음을 아는지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녀석은 49분 도착, 저는 50분 도착을 걸고 등굣길 레이스를 시작합니다.
신호에 걸리고 차가 줄지어 대기 중이니 녀석은 시간을 바꿔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절대 안 되지~" 일부러 "내가 이길 것 같은데?" 하면서도 최대한 빨리 도착할 수 있는 길로 우회하려 하자 녀석은 왜 평소 가던 길로 안 가냐며 반칙이라고 합니다.
"운전하는 사람 마음이지~"
그렇게 학교 앞에 도착한 시간은 역시 49분. 녀석의 승리였습니다.
본인이 이겼다며 좋아하는 아들은 벌칙이라며 아빠 이마에 딱밤을 한 대 치고 "갈게~" 하고 웃으며 차에서 내립니다.
웃는 얼굴로 등교를 시킬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슴속에 차오릅니다.
오늘도 아빠는 한 가지를 배웁니다. 자식이 웃는 모습이 결국 내가 그동안 일을 하고, 휴직을 하고, 가족을 지키려고 애쓰는 모든 행동의 이유라는 것을요.
여러분들은 어떤 이유로 오늘 하루를 살고 계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