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짱이야, 네 엄마도 짱이야
주말 오후, 녀석은 하루 종일 패드를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게임, 유튜브, 또 게임.
슬쩍 울화가 치밀려는 순간, 문득 어릴 적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방에 틀어박혀 컴퓨터 게임만 하던 그 녀석도 저였거든요.
우리 어머니는 어떻게 저를 키우셨을까.
(우리 엄마가 짱이야…)
저녁을 먹고 나자 녀석은 또 패드를 집어 들었습니다.
그 순간 결심했습니다.
“우리 8시 30분까지 전자기기 다 같이 끄자.”
제 폰, 아내 폰, 아이 폰과 패드를 모두 한곳에 올려두었습니다. 책을 봐도 되고, 문제집을 풀어도 되고, 그냥 멍하니 있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녀석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소파에 드러누웠습니다.
한참을 그러더니 슬쩍 저를 부릅니다.
“아빠, 문제집 한 페이지당 5분….”
“안 돼.”
짧게 거절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그때 아내가 움직였습니다.
“다음 주 받아쓰기 연습해볼까?”
심심했는지 녀석이 슬쩍 와서 공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맞춤법이 맞나 아닌가 고민하며 피식피식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 한 시간이 꼭 필요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아쓰기를 끝낸 녀석은 아무 말 없이 옷을 벗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평소엔 씻어라 씻어라 해도 버티던 녀석이.
(역시 네 엄마가 짱이야…)
그것만으로 충분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