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요

뜨끔한 아빠의 하루

by 송파파


오늘은 2학년이 된 녀석의 학교에서 공개수업이 있는 날입니다.


아침에 학교 앞에 내려주고 “이따 보자” 한마디를 남기고 보냈습니다.

녀석의 수업 시간에 늦으면 안 되니까, 평소보다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학교까지 걷는 길이 흥미로웠습니다.

좀 더 크면 혼자 걷게 될 그 길을 아빠가 먼저 걸어보는 느낌이랄까요.


2층 맨 끝 교실. 아직 수업 시작 전인데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뜀박질 소리가 가득합니다.

녀석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옆자리 짝꿍과 쉼 없이 떠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 뒤 저를 발견한 녀석이 “어? 아빠 왔다” 하며 아는 체를 합니다.


오늘의 수업 주제는 내가 되고 싶은 꿈이었습니다.

1학년 때는 유튜버, 아이돌, 축구선수가 대부분이었던 꿈들이

1년 사이 배드민턴선수, 야구선수, 화가, 선생님, 동물사육사로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들은 사업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각자 왜 그 꿈을 꾸게 되었는지,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발표하는 모습을 보며

고작 1년 사이에 다들 많이 자랐구나 싶었습니다.


녀석이 사업가가 되고 싶은 이유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혹시 제가 아이 앞에서 너무 돈돈 거리는 삶을 산 건 아닐까, 살짝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사업가가 되기 위해 할 노력은 책을 많이 보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녀석은 아직 그 노력을 시작하지 않은 셈이네요. 웃음이 났습니다.


아들이 평소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매번 걱정을 합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발표도 하고, 퀴즈 수업에 손도 들었습니다.

제가 아는 것보다 한 뼘 더 자라 있는 녀석이 대견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소방관, 그리고 성공한 사업가. 지금의 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꿈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한 것 같습니다.


오늘 꿈꾼 것이 꼭 내일의 내가 될 필요는 없으니까요. 녀석도, 저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무언가를 향해 가고 있는 중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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