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그리고 발매를 기다리는 지금
이제 포토도 마쳤고, 최종 컨펌의 시간이다. 그런데, 믹스를 수정하라는 대표님의 선언 후에 대표님은 휴가를 떠나 버린다. 아니, 그렇게 떠나시면 어떡해요 ㅋㅋㅋ..
하지만 수능 문제 풀듯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 본다. 저렇게 막 툭툭 던지고 휴가 갈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아마 내 보컬이 어딘가 불안해서 디스토션을 더 걸라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원래 걸었던 디스토션에서 원곡을 해치지 않는 정도로 조금 더 걸었다. 원래 회사 측에서 원하셨던 것은 이것보다 더 많은 양의 디스토션이었다. 그래도 그 사이의 묘한 지점을 찾으니 곡이 더 좋아졌다.
무튼 생각보다 대표님의 피드백은 가벼운 것이었고, 마스터링도 순조롭게 됐다. 마지막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잘 되었다. 이번 작업은 다양한 협업자 컨택과 협업, 팀워크 제고, 밴드 이미지 제고 등 정말 처음으로 밴드다운 밴드 짓을 해본 경험이었다. 피디님의 고생하셨다는 한마디가 이 길고 긴 작업의 끝을 알렸다. 이 작업으로 뭔가 소원해진 사이도 많이 가까워진듯 하다.
사실 최근 경호의 <전파납치>가 큰 성공을 거두어, 많은 열등감과 부러움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나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작업물이 드디어 생긴 것 같다.
거의 날 것 그대로 쓴 작업기다. 아마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이걸 보고 뭘 이런 것까지 쓰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보면 재미있을 거다. 결국 잘 나왔으니 말이다.
순향씨가 끝나갈 동안, 새로운 회사 입사, 졸업, 아버지 퇴원 등등 많은 일이 있었다. 그리고 도와주는 사람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외로운 나날이기도 했다.
이번 작업이 밴드를 어떤 방향으로든 크게 바꿀 것 같다. 앞으로 더 큰 프로젝트가 있겠지만, 처음으로 총괄을 제대로 마쳤다. 친구들과의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 됐으면 좋겠다.
영향을 끼친 것들 : 쿠엔틴 타란티노 전작, 점원들, Is this it, 201, H2, Beck, 릴리슈슈의 모든 것, 잘 자 푼푼, 철권 태그 2, 죠죠의 기묘한 모험, 타락천사, 화양연화, 중경삼림, 해피투게더, 나루토, 안녕 에리, 체인소맨, 투러브 트러블, 박찬욱 전작, 그린랜턴, 숟가락 살인마, 아메리칸 싸이코, 강철의 연금술사, 퍼니 게임 (영화), 신해경, Blue Rev, the chats, 제로콜라, 델마와 루이스, 가정교사 히트맨 리본, 위대한 레보스키, 은혼, 칼리갈리 박사의 밀실, 파이트클럽, 미술관 옆 동물원, 바뀐 M2 맥미니, 로지텍 mx master, 영화과 김영 교수님, 우리 집 뚱이 등등...
2023.08.23. 12:00 올드 잉글리쉬 쉽독 순향씨 많이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