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기사도 이것만 지키면 가능하다

22. [생각하다] - 의견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원칙

by 송승환

지금까지 기사와 기사가 아닌 것을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객관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주관적인 기사도 있을 수 있다. 얼핏 보기에 모순되는 말 같지만 실제로 많은 독자층이 있는 유명 언론사는 대부분 의견 저널리즘을 지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는 보수, <한겨레>는 진보의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이는 객관적 기사 쓰기와 기계적 중립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기계적 중립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선거 보도를 할 때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특정 후보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실어주면 반대편 인터뷰도 반드시 해야 한다. 선거 운동 기간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선거 운동 기간 지켜야 하는 보도 윤리에 대해선 다음에 상세히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하지만 증세에 대한 찬반, 낙태죄에 대한 찬반처럼 정치·사회적 논쟁에서 언론사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지지하는 논점을 독자들에게 부각한다. 대신 지켜야 하는 원칙들이 있다. 주장을 할 때 근거가 사실에 기반 해야 하고, 혜택을 보는 대상과 언론사가 독립적이어야 하며, 그 목적은 시민 사회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런 기준만 지킨다면 의견 저널리즘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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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언론사가 정확한 근거와 독립적인 입장으로 논쟁을 벌이고, 시민들이 여기서 더 나은 입장을 선택한다면 이상적인 언론 환경일 것이다. 하지만 의견 저널리즘을 펼치는 여러 언론사가 정치적·경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한 쪽만 편향적으로 대변하고, 논리적인 비약을 저질러 가면서 근거를 만드는 등 나쁜 관행을 반복해왔다. 이 때문에 시민들에게 의견 저널리즘은 사회악처럼 비춰지고 있다.


일부 언론사들은 상당히 중도적인 입장에서 양쪽 목소리를 골고루 실어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언론사는 대개 독자층에게 인기가 없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힘없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의견 저널리즘과 관련해 최근엔 기자 개인의 SNS 활동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있다. 기자가 기사 외에도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 SNS가 부각하면서, 이런 활동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일부에선 "기자라면 기사로 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대 측에선 "칼럼을 SNS라는 새 공간에 쓰는 것"이라고 말한다. 기자의 SNS 활동도 언론사가 의견 저널리즘을 할 때와 지켜야 할 규율은 비슷할 것이다. 즉, 사실에 근거해서, 시민을 위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다면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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