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김영춘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난데없이 광어 홍보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한 홈쇼핑에서 광어회를 반 마리에 8900원에 파는데 택배비도 무료니 많이 주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해수부 장관이 광어 판촉에 나선 배경엔 광어값 하락이 있었다. 광어는 전통적인 국민 횟감이다. 그런데 소비자의 입맛이 변하면서 연어나 방어 등 다른 생선을 더 많이 찾자 광어 가격이 30%나 내렸다. 남아도는 광어를 팔기 위해 양식장에서도 가격을 많이 낮췄고, 곧 대형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할 거라고 했다.
산업부 기자로서 변화한 소비자 입맛을 소개하고 가격 정보를 전달하는 기사로 이런 내용을 담아 주말 저녁 뉴스에 내보냈다. 그런데 기사를 쓰고 나서 한 달 뒤 부모님 댁에 갔다가 "광어 값은 도대체 언제 내려가냐"는 질문을 받았다. 기사의 댓글과 이메일로도 광어 값이 30%나 내렸다는데 도대체 왜 식당이나 마트에선 가격이 그대로인지 알아봐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아차” 싶었다. 대형마트에 가보니 광어 가격은 그대로였다. 횟집도 마찬가지였다. 공급자 관점에서 보느라 정작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은 조사해볼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광어를 많이 팔아주자는 해수부 장관의 홍보를 봤다면 실제로 광어를 싸게 팔고 있는지, 가격이 낮아지지 않았다면 어디서 남겨먹고 있는 건지를 알아봤어야 했다. 광어 양식업계와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해수부의 입장만 듣고 쓴 순진한 기사였다.
그 뒤로 정부 부처에서 내보내는 보도자료는 발제하기 전에 한번 꼬아서 생각해본다. "과연 광어 값이 진짜 내렸나?"하면서 말이다.
광어회는 맛있다...이 내용은 책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에 담긴 글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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